주식시장이 기로에 서 있다.

투자자들의 판단도 매우 어려운 시기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1백2.22포인트(10.9%)나 하락했다.

금요일에는 장중한때 35.21포인트나 떨어지며 800.97까지 하락, 800선마저
위협당했다.

다행히 삼성생명이 1천억원을 투입, 매수에 나섬으로써 오름세로 주간장을
마감했다.

최악의 국면에서는 일단 벗어났다.

그러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추석연휴 전날부터 지난주 금요일의 장중저점까지 6일간 무려
1백56.52포인트(16.3%)나 끌어내렸던 여건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및 주식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근본원인인 대우그룹 사태와
투자신탁(운용)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통화긴축시사 발언(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공적자금이 투입되는
투신사 임원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부과(이종구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투신(운용)사 구조조정 앞당기지 않는다(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투신
(운용) 구조조정의 최후단계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김영재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로 이어지는 고위당국자의 발언으로 불안심리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주의 주가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는 크게 세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대책이 어떤 모습으로 제시되느냐이다.

시장이 납득할 정도의 대책이 구체적인 스케줄과 함께 나오면 주가는 크게
오를 수도 있다.

"지난해 7~8월 기아자동차에 대한 국제입찰이 진행되고 있을 때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9월말부터 크게 상승한 것처럼 정부대책이 가시화
되면 하락했던 주가가 회복될 것"(이남우 삼성증권 이사)이라는 분석이다.

둘째 해외증시 동향과 외국인이 주식 매도를 줄이고 매수세로 돌아서느냐
이다.

미국이 5일 예정된 FOMC(공개시장조작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하느냐, 현
수준을 유지하느냐가 최대의 관건이다.

금리인상이 유보돼 미국 증시가 안정되면 외국인 매도도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엔 지속적인 매도도 예상할 수 있다.

셋째 삼성생명에서 시작된 기관투자가의 주식매수가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런 모든 것을 확인한 뒤 움직이는 것이 갈림길에 서 있는 주식시장에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