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귄터 그라스(72)의 신작과 기존 작품들이 잇따라
출간될 예정이다.

민음사는 그라스의 신작 장편소설 "나의 세기"를 이번주중 선보일 계획이다.

공동번역자인 안삼환 서울대 독문과 교수가 "나의 세기" 일부를 계간지
"세계의 문학" 여름호에 이미 소개했기 때문에 조기출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라스는 20세기를 한 권의 소설에 담아보겠다는 야심으로 "나의 세기"를
집필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1900년부터 1999년까지 1백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각기 다른 시각과 목소리를 가진 화자를 등장시켜 그 해의 가장 중요한
사건들을 보여준다.

"세계의 문학" 여름호에는 히틀러의 권력장악을 다룬 1933년을 비롯 1972년,
1992년 등 3장의 내용이 들어 있다.

민음사는 이에 앞서 그라스의 출세작인 "양철북" 완역판을 4일 내놓는다.

이밖에 풀빛출판사에서 93년 출간한 장편소설 "무당개구리 울음"과 고려원이
95년에 소개한 단편 "나는 에스컬레이터에 서 있는 것을 좋아한다"도 그라스
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독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고 있다.

"무당 개구리 울음"은 노인의 연애를 소설적 상상력을 통해 잔잔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3쪽에 불과한 단편 "나는 에스컬레이터에 서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주인공이 멀어져가는 열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느낀 단상을 담고 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