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및 유가 급등과 대만 지진 등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들이 최근 잇달아 나타나면서 업종별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일본 대만업체와 경합하는 반도체및 가전제품, 자동차, 조선, 합성섬유,
석유화학과 건설분야는 수출과 수주에 날개를 달고 있는 반면 항공.교통,
철강, 컴퓨터 업종은 원가상승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표정관리하는 반도체와 자동차 =반도체는 경쟁국인 일본과 대만업체가
엔고와 지진으로 최근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돼 반사이득을 얻고 있다.

삼성 현대 등 관련업체들은 생산라인을 풀가동중이며 지난 95년에 이어
최대 호황기를 맞고있다.

공급부족 현상이 내년 3월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산업자원부는 올 반도체 수출액을 1백85억달러에서 2백억달러로
수정한데 이어 이를 다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자동차의 경우 엔고로 일본산과의 가격격차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당초 올해 수출전망을 1백45만대, 1백5억달러로 잡았으나 최근
수출전망치를 1백14억달러로 높였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기아자동차를 포함해 올 수출목표 93만대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과 합성섬유도 대만업체들의 생산차질로
국내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석유화학은 원료인 유가 급등이 수익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수요증가로 수출가격 오름세가 유가상승폭보다 높아 채산성이 좋아지고 있다.

조선분야도 엔고에 힘입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수주시장 점유율 1위 복귀를
꿈꾸고 있다.

한국은 지난 1~7월 해외선박 수주실적이 3백83만8천t으로 일본의 3백38만t을
45만t이상 앞서고 있다.

지난 93년 처음으로 일본을 누른 이후 6년만에 다시 선박수주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종은 유가상승에 따른 풍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확대에 나선 중동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일본건설업체들이 엔고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기회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중동에서 수주를 추진중인 프로젝트는 80여건에
1백30억달러.

지난 1~8월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 실적은 62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3백13.6%가 늘었다.


<>항공 컴퓨터업종은 울상 =정유와 기름을 많이 쓰는 항공.교통 분야는
고유가 영향으로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원유값 인상을 국내 유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유가상승으로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다.

지난 8월의 경우 국내 유가인상 요인이 l당 50~60원이 발생했으나 실제는
20원밖에 올리지 못해 3백억~4백억원가량 수익이 줄었다.

항공.교통업계도 연료인 기름값이 오르면서 원가상승으로 고전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원유값이 배럴당 1달러 오르면 한달에 3백억원안팎의 비용상승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가동에 기름을 많이 쓰는 철강과 시멘트 산업도 수출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컴퓨터는 대만지진 영향으로 주요 부품인 마더보드 가격이 급등해 울상이다.

세계 마더보드 생산의 70%정도를 담당하는 대만은 한국의 주요 수입국이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