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석 < 한국민간자격협회 전무이사 >

선진국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새로운 천년의 비전을 열어가기 위한 국가발전의 터전을 공통적으로
교육에서 찾고 있다.

지식을 국가 발전의 핵으로 보기 때문이다.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지식사회를 이끌어갈 주체로 다양한 전문인력을 꼽고
있다.

21세기에도 성패의 관건은 사람이라는 얘기다.

정부에서도 전문인력을 키우기위해 지난 97년 3월 직업교육 관련 3개 법률을
제정했다.

산업사회의 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할수 있는 민간자격제도도 도입했다.

당시만 해도 기존 국가자격과의 역할 분담을 통해 상호보완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법 제정 이후 3년이 지나도록 실행을 위한 조사와 연구, 협의만
거듭해왔다.

민간자격 활성화를 위한 국가공인 작업 등이 정작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고 하니 지난 92년 법 제정을 위한 조사연구를 포함할 경우 7~8년
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이 덧없이 지나간 셈이다.

이와관련, 빌 게이츠는 그의 저서 "The Speed of Thought"에서 21세기가
짧게는 수개월 단위로 외부환경이 변해가는 속도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최근 일본 규슈에서 열린 일본기획계획학회(JPS) 전국대회에 참석했다.

그들은 이미 8년전부터 "과거의 연장선상에 미래는 없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국민에게 미래의 환경변화를 인식시키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를 변혁시켜 왔다.

미래를 향한 변혁의 주체를 기업의 사원, 지방자치단체의 시민, 분야별
전문단체의 구성원에서 찾았다.

대회기간중 "기후현 꿈 일으키기 현정개요", "TOTO의 기업개혁", "보건활동.
행정분야의 Breakthrough" 등 다양한 논문이 발표됐다.

일본 정부가 미래의 비전과 정책방향을 제시하면 민간전문단체는 미래를
계획하기 위한 "Breakthrough Thinking" 등의 방법론과 그 수단(tool)을
교육할 정도로 호흡이 잘 맞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혼연일체가 돼 수년간 일관성있게 추진해온 그들의 노력과
끈기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감탄과 전율을 금할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새천년이 1백일도 남지않은 지금, 우리는 누가 주도하여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미래의 목표를 설정키위해 국민적 컨센서스를 도출했는가.

21세기를 준비하는 각종 위원회가 있다지만 많은 국민에게 꿈과 의욕을 갖게
할 만한 실감과 공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대통령자문기구인 새천년 준비위원회조차 우리의 미래를 비쳐줄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준비하거나 국민과 함께 생각하고 실천하기 위한 범국민적인
구체적 활동을 펼치지는 못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21세기중 한국의 기회와 위협요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한뒤 목표와
정책방향을 설정, 민간부문이 주축이 된 구체적인 변혁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21세기를 향한 우리의 비전은 한낮 거품으로 끝날 수도
있다.

국민적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슬기롭게 준비하는게 급선무다.

넓고 거친 21세기 바다를 준비와 지도없이 항해할 수 있겠는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