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회사에 다니는 회사원 박준호(31)씨는 지난달부터 출근시간이 1시간쯤
빨라졌다.

영어공부를 새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가 학원을 다니는 것은 아니다.

영어전문 인터넷사이트인 "네오퀘스트(www.neoqst.com)"에 회원으로 등록해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를 주로 듣고 있다.

아침시간을 많이 활용하지만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 이후에 공부할 때도
있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선 인터넷을 이용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사이버
캠퍼스" 바람이 불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어학이나 정보처리 전자상거래 등 직무와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해 자신의 주가를 높이려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승진이나 전직, 창업을 준비하는 실속파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정보화사회가 도래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풍속도다.

사이버 캠퍼스는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형편에 맞게
학업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영어분야에서 인기를 끄는 네오퀘스트의 경우 무료로 회원등록을 한후
다양한 방법으로 영어뉴스를 듣거나 토익을 공부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이익훈어학원에선 생활영어와 스크린영어를 익힐 수 있고 시사영어사에선
토익 모의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전산시스템 개발 및 구축 전문회사인 삼성SDS는 지난 97년부터 운영해온
유니텔사이버캠퍼스를 "사이버멀티캠퍼스(CMC)"로 확대개편했다.

마이크로소프트공인 자격증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다양한 자격증강좌와
전자상거래 관련교육을 비롯해 10여개의 과정을 운영중이다.

자격증전문 사이버학원인 "라카데미"는 네트워크관리사 인터넷정보검색사
정보처리기사 등의 자격증강좌를 열고 있다.

경상남도 도립 거창전문대와 "오픈에듀"는 어학과 컴퓨터 외에 피부미용
자연과학 의학 등 16개의 강의동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생명 미래원과 교육정보시스템이 제공하는 "HRD21"에선 토익강의와
함께 무역실무를 가르친다.

또 아이빌소프트는 최근 교육전문 포털사이트인 "온스터디"를 열었다.

외국어나 인터넷활용은 물론 공인중개사 워드프로세서 정보검색사 등의
자격증 강의를 실시한다.

특별한 입학자격은 없으며 회원으로 등록하고 매월 수강신청 기간에 선착순
으로 접수하면 된다.

수업을 받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강사에게 채팅 게시판 E메일
등을 통해 물어보면 된다.

강사는 수시로 질문내용을 확인해 학생에게 답해 준다.

사이버강의 바람은 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 현대 LG 대우 등은 인터넷을 통한 자체 사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함께 대학교육과정을 중심으로 한 사이버대학이 교육부 주관으로
추진돼 현재 60여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해진 학원이나 강의실에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는데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내용을 인쇄하거나 디스켓으로 저장해 놓는 것도 가능하다.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곳이 많아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게 매력이다.

특히 인터넷전용회선이 설치된 경우엔 매월 일정한 요금만 내면 별도의
통신요금 없이도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이같은 강점에다 정부에서 추진중인 학습휴가제와 맞물려 사이버 강의는
직장인들로부터 갈수록 각광받을 전망이다.

교육부에선 직장인이나 공무원들이 근무시간인 평일 낮에도 컴퓨터나 어학
등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평생학습법"을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근무시간 외에 잠깐씩 틈을 내서 공부하는데는 사이버 강의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 손희식 기자 hssoh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