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갖고 다녀야 할 게 많다.

휴대폰은 기본이다.

만약을 대비해 호출기도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센스있는 직장인들은 전화번호나 일정관리를 위해 전자수첩이나 PDA
(개인휴대단말기)도 갖고 다닌다.

지루한 출퇴근길에 음악이라도 들으려면 카세트플레이어까지..

한꺼번에 이것저것 들고 다니는 것도 문제지만, 음악을 듣다 전화라도 오면
더 난처해진다.

후다닥 이어폰을 뽑고 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꺼내 통화버튼을 누르고..

이쯤되면 웬만큼 무던한 사람도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좀 편하게 음악을 들으면서 휴대폰을 쓸 수는 없을까.

삼성전자는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휴대폰에 MP3플레이어가
내장된 "MP3휴대폰"(모델명 SPH-M2100)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보통 휴대폰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MP3플레이어로 사용할 수 있다.

MP3플레이어로 쓸 때는 이어폰을 연결해서 쓴다.

이어폰에는 리모컨과 마이크가 달려있다.

음악을 듣다 전화가 오면 리모컨의 통화버튼을 누르면 된다.

전화를 받지 않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리모컨에는 재생 녹음 구간반복재생 등의 버튼이 있다.

이 제품은 음악파일을 저장하기 위해 16MB의 플래시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보통 MP3음악파일 크기가 3~4MB정도이므로 4곡정도 저장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9월말 메모리 용량을 32MB로 늘린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32MB면 일반 CD나 카세트테이프와 비슷한 8곡정도를 저장할 수 있다.

음악파일은 인터넷에서 휴대폰으로 다운로드받아 저장한다.

불법복제를 막기위한 파일인 SM3파일도 다운로드받아 재생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도 손색이 없다.

MP3휴대폰의 사양은 이 회사의 PCS폰 모델인 SPH-8000과 거의 동일하다.

수신율이 뛰어난 고정 안테나를 사용했다.

음성다이얼 음성메모가 가능하며 통화중 상대방의 음성을 녹음할 수 있다.

통화중 마이크 감도 조절도 가능하다.

2백개의 전화번호를 저장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휴대폰에서 중요한 것은 배터리 수명.

MP3휴대폰은 표준형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최대 1백60분동안 연속통화가
가능하다.

연속대기 시간은 90시간이다.

음악을 재생할 때는 최대 11시간까지 들을 수 있다.

MP3휴대폰의 크기는 한 손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다.

두께는 19mm, 무게가 94g에 불과하다.

본체 색깔은 "메탈릭 실버"로 젊은 고객층을 겨냥했다.

이 제품의 아쉬운 점은 아직 PCS 휴대폰 기능밖에 쓸 수 없다는 것.

삼성전자는 "곧 셀룰러 방식의 MP3휴대폰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 김경근 기자 choic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