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출판된 "다우 36,000"이라는 책 때문에 시끄럽다.

현재 10,000선인 다우지수가 오늘 당장 36,000에 가있어야 마땅하고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주식에 투자, 돈을 벌어야 할 때라고 이 책은 부추기고 있다.

즉시 베스트셀러 반열에 끼여든 이 책은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제임스
그래스만과 전 콜럼비아대 교수 케빈 해시트가 공동으로 집필한 것이다.

프랑스 학자 L 바쉬리에와 함께 주가가 술취한 사람처럼 움직인다는 "갈
지자 운동(random walk)론"으로 권위를 누리고 있는 버튼 맬킬 교수는 뉴욕
타임스에 실린 글에서 이들을 "매우 위험한" 사람들로 불렀다.

반격이라도 하려는 듯 두 저자는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글을 통해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을 "버블 공포론자"로 불렀다.

이들은 "그린스펀의 버블 경고는 1,959부터 시작됐지만 주가는 이를 아랑곳
하지 않고 정반대로 움직여 이미 10,000대에 이르렀다"고 빈정댔다.

워싱턴 소재 미 기업연구소(AEI)가 주최한 출판기념 포럼에 나온 두 저자는
"P/E, 배당률 등 과거 사실에 입각한 주식평가는 잘못된 것이며 미래에
발생할 소득을 기초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값을 매길 때 앞으로 받게 될 월세가 얼마인지를 계산해 이를
근거로 현재가치화 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의 과거 경력에 비추어 볼 때 교과서 주가모델이야말로 미래
수익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것을 이들이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왜 이런 억지주장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이날 토론에 나온 전 하버드대 교수 로렌스 린지는 "이 책의 주장대로
주가가 당장 36,000에 이르러야 한다면 이 세상에 크레디트카드 은행 보험사
등 모든 금융기관이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1센트까지 긁어
모은 투자자들이 주식 이외에는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
했다.

그는 "미국 주식시장은 연평균 7.4% 상승했고 이를 감안할 때 다우가
36,000에 이르려면 2016년에 가서야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어찌됐건 그들은 책 제목 하나로 돈방석에 앉게 됐고 이를 즐기고 있다.

<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bj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