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7일자) 채권안정기금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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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안정기금이 활동을 개시한다.
추석연휴 전인 지난 21일 창립총회를 갖고 기관별 자금배분과 운용원칙을
마련한데 이어 오늘부터 공식적인 활동을 개시하게 된 것이다.
당장 확보된 자금은 2조5천억원에 불과하지만 내달말까지는 총액 20조원의
기금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기금 관계자들의 확신이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창립 과정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진행됐고 자금확보도
예상보다는 원만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여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앞으로의
활동 역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금리전망이나 채권시장에서 발생가능한 다양한 위험요인
들, 그리고 기금의 설립 원인이기도 했던 11월 대란 발생가능성을 고려하면
앞날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자칫 지난 90년 설립되었던 증시안정기금의 재판이 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
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지난 90년 발족한 증시안정기금은 10년이 지난 올들어서야 지극히 저조한
실적으로 청산과정을 밟을 정도로 부진한 경과를 보여왔다.
채권기금은 증시안정기금에 비해 어찌보면 더욱 불리한 조건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국내외의 여건이 모두 금리상승 쪽으로 움직이고 있어 채권운용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을 사들일 때마다 바로 평가손이 누적되어가는
구조라면 기금에 참여한 금융기관들간에 사사건건 불협화음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특히 초기활동 과정에서 투신사 고객등 일반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기금만
고갈되고 불안은 증폭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투신 공사채가 1백80조원에 이르고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회복되면서 채권
발행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20조원의 실탄이 바닥나는 데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기금의 출발과 더불어 그나마 하루 2조원대의 거래량을 보여왔던
채권시장의 정상적인 거래마저 마비될 우려가 있다.
정부와 한은이 자금을 충분히 공급하고 금리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주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한 일이지만 이 과정에서 유동성이 과잉 공급되면서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만큼 정책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는 채권시장 안정을 기금에만 맡기지 말고 투신사 신상품 허용등
다양한 대책들을 충분히 가동해주어야 할 것이다.
채권기금이 대란설을 잠재우고 금융시장 안정을 달성할수 있도록 관계자들이
비상한 능력을 발휘해주기를 당부해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
추석연휴 전인 지난 21일 창립총회를 갖고 기관별 자금배분과 운용원칙을
마련한데 이어 오늘부터 공식적인 활동을 개시하게 된 것이다.
당장 확보된 자금은 2조5천억원에 불과하지만 내달말까지는 총액 20조원의
기금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기금 관계자들의 확신이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창립 과정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진행됐고 자금확보도
예상보다는 원만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여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앞으로의
활동 역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금리전망이나 채권시장에서 발생가능한 다양한 위험요인
들, 그리고 기금의 설립 원인이기도 했던 11월 대란 발생가능성을 고려하면
앞날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자칫 지난 90년 설립되었던 증시안정기금의 재판이 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
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지난 90년 발족한 증시안정기금은 10년이 지난 올들어서야 지극히 저조한
실적으로 청산과정을 밟을 정도로 부진한 경과를 보여왔다.
채권기금은 증시안정기금에 비해 어찌보면 더욱 불리한 조건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국내외의 여건이 모두 금리상승 쪽으로 움직이고 있어 채권운용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을 사들일 때마다 바로 평가손이 누적되어가는
구조라면 기금에 참여한 금융기관들간에 사사건건 불협화음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특히 초기활동 과정에서 투신사 고객등 일반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기금만
고갈되고 불안은 증폭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투신 공사채가 1백80조원에 이르고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회복되면서 채권
발행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20조원의 실탄이 바닥나는 데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기금의 출발과 더불어 그나마 하루 2조원대의 거래량을 보여왔던
채권시장의 정상적인 거래마저 마비될 우려가 있다.
정부와 한은이 자금을 충분히 공급하고 금리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주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한 일이지만 이 과정에서 유동성이 과잉 공급되면서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만큼 정책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는 채권시장 안정을 기금에만 맡기지 말고 투신사 신상품 허용등
다양한 대책들을 충분히 가동해주어야 할 것이다.
채권기금이 대란설을 잠재우고 금융시장 안정을 달성할수 있도록 관계자들이
비상한 능력을 발휘해주기를 당부해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