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 현신종합건축사사무소
<>규모 : 건축면적-2,110평, 연면적-22,155평 대지면적-13,298평, 지하1층
지상10층
<>위치 :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 809
<>시공 : 태영
<>병상수 : 5백개
<>공사기간 : 1992년12월~99년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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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는 "희망의 공간"이다.

암을 이겨내야 한다는 의지와 암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압축적으로
담긴 건축물이다.

일반적인 종합병원으로서의 기능은 물론 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 뛰어난 건축
환경을 갖추고 있다.

국립암센터가 위치한 곳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이다.

뒤쪽으로는 일산신도시의 심폐기능을 하고 있는 정발산이 있고 앞쪽엔 멀리
중앙공원이 보인다.

양옆에는 낮은 높이의 주택들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서 있다.

국립암센터는 지난 7월 완공돼 암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나눠줄
준비를 하고 있다.

내부시설 작업을 거쳐 내년에 개원될 예정이다.

건물의 높이는 10층으로 일반종합병원에 비해 낮은 편이다.

전체적으로 넓게 펼쳐진 형상이어서 시각적인 안정감이 느껴진다.

국립암센터의 기본개념은 최적의 병원기능수행과 쾌적한 병원환경구축이다.

거기에 국가중앙의기관으로서의 이미지 구현이란 개념이 보태졌다.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건물외형의 독창성과 조형미뿐아니라 전체적인 상징성도 표현해내야하기
때문이다.

이 건물은 응급진료 업무행정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업무행정동(4층)과
5백개의 병실을 갖춘 병실동(10층)이 붙어 있는 형국이다.

업무행정동은 사각형으로 삼각형구조의 병실동 앞쪽에 덧붙여져 무리없는
조화를 이루고 있다.

외형색채는 하얀색과 비취빛 녹색이다.

단순한 색채구성인데도 정갈해 보여 편안한 인상을 준다.

병실동은 거대한 삼각형 형상이다.

이 건물의 캐노피(입구지붕)는 유난히 길다.

지붕은 짙은 녹색에 부드러운 판상형으로 이뤄졌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안고 있는 입구진입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고려한
형태다.

이로인해 방문객들은 병원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것은 물론 멀리서도
입구를 알아 보기에 좋다.

건물전체 외관구성에 있어서도 강한 포인트 역할을 한다.

국립암센터의 내부에는 중정(안마당)이 있다.

업무행정동에는 물론 병실동에도 있다.

중정은 병원내부에 자연광을 끌어들여 실내 분위기를 환하고 산뜻하게
변모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는 일반 병원건축에서 도입하기가 쉽지않은 공간구성이다.

천장에서 1층까지 쏟아져 들어오는 화사한 햇빛은 환자나 방문객 모두에게
큰 위안이 된다.

국립암센터의 매력은 전체공간이 병원의 효율성에만 치우쳐 있지않다는
점이다.

환자나 방문객들은 대부분 심리적으로 편치않은 상태다.

이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의도된 공간이 도처에 있는 것이 돋보인다.

방문자들의 대기공간도 입부부분에 넓게 배치해 동선을 대폭 줄이고 쾌적성
을 높였다.

사각형건물의 업무행정동 모서리에도 어김없이 작은 쉼터를 마련해뒀다.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로비를 따라가다보면 아담한 틈새공간에서 잠시 생각
을 정리할 수도 있다.

병원이용자들에겐 화려한 인테리어보다는 이같이 내실있는 공간배치가 더욱
소중하다.

병실동의 건물구성도 돋보인다.

삼각형 형상을 단순하게 뽑아올려 강한 인상을 준다.

삼각형의 긴변을 앞쪽으로 내세우고 모두 병실을 배치했다.

병실동 전면창문은 삼각형으로 돌출시켜 밋밋한 건물전면에 변화를 줬다.

돌출된 창문의 한면은 푸른색 유리로 처리해 따뜻한 자연광을 흡수할 수
있게 했다.

다른 한쪽은 작은 벽으로 막아 건물전체에 아름다운 조형미를 연출했다.

삼각형을 반복활용해 만들어낸 기하학적 구성이 아름답다.

꼭대기층에는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두손을 단순화한 형상을 넣어 사람들의
소망을 담아냈다.

작은 요소지만 건물전체 외형분위기를 살리는 강한 액센트 역할을 한다.

국립암센터에는 과장된 부분이 없다.

산뜻한 느낌에 평범함이 돋보인다.

하지만 인간적인 공간구성으로 강한 온기가 전해진다.

앞으로 지어질 공공병원건축의 선례로 삼을 만한 건물이다.

< 박영신 기자 ys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