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0일"로 새천년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면서 기업들도 치열한
"밀레니엄 마케팅"에 돌입했다.

1천년에 한번 오는 밀레니엄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판가름날 것이란 인식에서다.

기회이자 위기이기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고객들을 사로잡느라
여념이 없다.

자동차 회사들의 경우 2000년부터 할부금을 납입할 수 있는 "밀레니엄
할부제도"를 시행,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말까지는 무료로 새 차를 타고난 뒤 내년부터 할부금을 내라는 것이다.

전자제품 제조업체들도 잇달아 밀레니엄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다.

내년이후 물품을 인도하는 조건으로 지금 계약하면 값을 깎아준다는
것이다.

고객을 선발해 시드니 올림픽 참가권을 주는 곳도 있다.

섬유업계와 정보통신 업체들은 "밀레니엄" 상표등록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기도 하다.

문방구와 악세사리 스포츠용품 제조회사들도 "밀레니엄"을 강조한 상품들을
속속 시판하고 있다.

"밀레니엄 베이비" 특수를 겨냥한 유아용품업체와 병원 등 관련업체의
판촉전도 뜨겁다.

서울 강남차병원 등 일부 병원은 2000년 1월1일 태어나는 "새 천년둥이"
에게 분만관련 비용을 일체 면제해주는 것은 물론 평생 무료진료권을 주기로
했다.

첫돌 때까지 유아용품을 제공하겠다는 병원도 있다.

그래서 병원들엔 분만실 예약을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 하고 있다.

삼성 제일병원 관계자는 "일부 산모들의 경우 "내년 1월1일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을 수도 있느냐"고 물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귀뜀했다.

가전제품과 가구 예물 예식장 등 결혼 관련 업계는 벌써부터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올초부터 "밀레니엄 베이비"를 겨누고 결혼을 서두른 신혼부부가 적지
않았던 데다 1월1일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 틈을 놓지지 않고 결혼정보회사들은 호텔 레제업체 제조업체 등 다른
업계와 제휴한 "러브 콜" 상품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일찌감치 "밀레니엄 짝짓기" 행사를 벌인 데 이어 12월31일엔 여러 곳에서
선남선녀 만남의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경우 새천년을 1백일 앞둔 23일부터 "솔로 탈출 1백일
대작전" 행사를 벌인다.

이날 하루동안 인테넷이나 PC통신을 통해 노총각 2천명을 선착순으로 접수,
제 짝을 찾을 때까지 이성을 소개해 준다는 것이다.

올해 말일엔 대대적인 모임을 연다.

세기 전환의 들뜬 분위기에 편승해 여행 호텔 콘도 놀이공원등 관광업체
들의 밀레니엄 관광마케팅도 활발하다.

여행사들의 경우 해외 여행상품들이 이미 완전히 동이나 동해안 "해돋이
관람"등 국내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호텔들도 올 12월 한달을 "밀레니엄 축제"기간으로 정하고 가면무도회
가든파티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레제업체들은 각종 쇼를 만들어 고객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기업들만이 아니다.

인천 충청북도 등 지방자치단체는 타임캡슐 매립, 축하행사 등을 기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일과 새해 첫날은 지구촌의 모든 이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날"이라며 "밀레니엄 시장만도 1백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규모 뿐 아니라 관심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단순히 매출 차원이
아니더라도 홍보를 게을리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양준영 기자 tetri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