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금융시장은 "엔화 중심의 질서(yen-oriented market)"를 보인
한 주였다.

세계 주가와 금리, 돈의 가치가 엔화 향방에 좌우됨에 따라 세계인의 이목이
엔화에 집중됐다.

주중 엔화는 14일 한 때 1백3엔대의 초강세를 보이다가 주말에는 미.일간의
협조개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1백7엔대로 회복됐다.

국제금리도 엔화 향방에 따라 미국과 일본, 독일간의 금리체계가 흐트러지다
가 주말 들어 소폭 시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주 국제금융시장의 최대관심사는 엔고 저지를 위해 합의된 미.일간의
시장개입이 어떤 형태로 가시화되느냐 하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양국간의 합의수준은 시장안정 차원의 성격이 짙다.

95년초 "역플라자 합의" 당시처럼 달러가치폭락에 따른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참여자들의 각종 포지션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최근처럼 엔화 우위포지션을 유지해 나가돼 미.일간의 개입강도에 따라
포지션 조정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갈수록 늘어나는 무역적자 규모를 감안할 때 미국이 적극적으로
협조개입에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번주에는 미국과 일본의 각각 2.4분기, 8월중 소비자물가가 발표된다.

최근의 유가상승에도 불구하고 금리향방에 영향을 줄만큼 불안한 수준은
예상되지 않는다.

오히려 국제유동성 확보를 위한 각종 채권발행이 우려된다.

따라서 이번주 엔화 가치는 1백5엔~1백10엔내의 비교적 큰 폭의 움직임이
예상되고 유로화 가치는 1.04~1.05달러대로 회복될 것이다.

국제금리는 미국은 6.0%, 일본은 1.7%, 독일은 5.0%대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에는 중요한 국제행사가 많이 열린다.

21일부터 이달말까지 워싱턴에서는 제54차 IMF.IBRD 연차총회가 열린다.

이번 회담에서는 "국제금융질서의 재편문제와 과다채무빈국(HIPC)의 외채
탕감 방안"을 놓고 회원국들간에 열띤 토론이 예상된다.

또하나의 중요한 행사로는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제108차 석유수출국
기구(OPEC) 총회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지난 3월의 감산합의를 내년 3월까지 연장키로 합의된
상태에서 열리는 이번 총회에서 회원국들이 현 유가수준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향후 유가움직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밖에 24일 칠레에서 열릴 제13차 세계관광기구(WTO) 총회에서는 차기
개최지로 신청한 한국이 결정될 지도 관심이 되는 행사이다.

한편 "11월 대란설"의 영향으로 1천2백원대로 하락한 원화 가치는 이번주에
도 추가적으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안정대책이 시장참여자들의 불안심리 해소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나 정부의 잇달은 팔비틀기식 외자유치가 유럽계 은행들의 대출회수
움직임을 잠재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엔화 가치가 요동을 침에 따라 이국통화 가치가 심하게 괴리되고
있다.

물론 현 상태가 지속되면 투기적 요인을 제공할 소지가 높다.

차제에 외환당국이 직접 나서기 보다는 이미 개설된 원.엔 시장을 활성화
하거나 원.유로 직거래 시장개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관건인 이국통화에 대한 수급기반의 확충문제는 그동안 달러화 일변도의
거래관행이 문제인 만큼 각 국별 혹은 지역별 교역과 결제통화를 같은
비중으로 가져가는 방안을 고려하면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전문위원 sc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