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가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했던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채권단이
충분한 담보물을 확보하는데 차질이 생겼다.

채권단은 대우가 내놓은 "10조1천여억원"의 담보물을 일단 해제시킨 후
해외 채권금융기관을 포함한 전체 채권단의 담보로 다시 설정할 계획이었으나
담보물 가치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 채권단에 따르면 대우는 지난 7월 10조여원의 담보물중 8조7천여억원
어치를 주식으로 내놓았다.

이중에는 한미은행 한국종금 대우증권 대우중공업 등 상장주식뿐만 아니라
대우자동차 대우캐피탈 교보생명 등 비상장주식도 포함돼 있다.

상장주식은 담보물로 제공했을 당시의 가격(7월15일 종가기준)보다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대우 계열사와 김우중 회장이 내놓은 상장주식은 지난 7월 1조2천2백여억원
이었으나 17일 종가 기준으로는 6천5백여억원으로 줄었다.

비상장 주식도 대우가 주장한 가격을 모두 인정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김 회장이 내놓은 교보생명 주식은 한주당 65만원으로 계산됐다.

대우개발은 주당 1만원으로 쳤다.

대우자동차와 대우캐피탈은 5천5백60여원으로 산정했다.

이같은 비상장 주식의 가격은 대우중공업이나 대우전자 대우통신 등 주요
계열사의 상장주가보다 훨씬 높아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채권단과 기업구조조정위원회는 대우그룹이 제공한 담보물을 계열사별로
다시 설정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지난주까지 담보물을 재배분할 계획이었다.

해외채권단도 담보배분에 참여시키고 자금지원액에 비해 많은 담보를
제공했던 대우 계열사에는 담보의 일부 되돌려 주기로 했다.

그러나 대우 계열사들의 주가폭락과 주식시장 침체로 담보물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어려워져 담보재배분이 늦어지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 워크아웃이 계열사별로 진행되면서 채권금융기관들
과 계열사들이 우량담보물을 먼저 챙기려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담보물을
다시 배분하는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금융기관들이 담보가치가 거의 없는 주식보다는 부동산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우는 지난 7월 구조조정방안을 발표하면서 6조원어치의 담보물을
신규자금 4조원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에 담보로 내놓고 나머지 4조원은 만기를
연장해 주는 금융기관에 제공하겠다고 밝혔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