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속에서 "지리산 천왕봉" 표말을 잡고 카메라 렌즈를
향한 회원들 얼굴에는 정상까지 오르며 쌓였던 피로감 대신 목적을 이루어
냈다는 성취감에 찬 미소가 배어난다.

지난 9월5일 지리산 정상 등반때다.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폭우로 변하기 시작
했다.

또 비바람이 몰아쳐 쓰러지지 않기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50여 회원들은 단 한명도 포기하지 않고 정상에 올랐던 것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산악회"에는 회원이 따로 없다.

산을 좋아해 산행하는 당일 참가하는 직원은 모두가 회원이다.

물론 산행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가하는 등산마니아들이 있기는 하지만
산행할 때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게 되는 것도 우리 산악회 장점중의 하나다.

이러다보니 우리회원들의 등산실력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관악산을 30분만에 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2시간이상 걸리는 회원도
있다.

그러나 산행을 할 때면 언제나 모두 한마음으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한 명의 낙오자없이 모두 정상에 설 수 있도록 동료애를 발휘한다.

우리 산악회의 또 하나 특징은 산행하기 전 반드시 사전답사를 다녀 온다는
점이다.

지리산 소백산 태백산 치악산 등 지금까지 다녀왔던 모든 산에는 선발대들이
답사를 다녀왔다.

등산코스를 미리 확인하고, 산행시간을 측정한다.

그밖에 모든 사항을 미리 점검, 산행당일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전준비를 통해 지금껏 단 한건의 사고없이 무사 산행을 기록했다.

중진공 산악회는 재작년부터 백두대간의 이름난 산은 모두 오른다는 계획
아래 산행을 해오고 있다.

해보니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려운만큼 보람도 크다.

지금까지 다녀 온 산보다 가야할 산이 훨씬 많이 남았다.

하지만 우리 산악회가 있고 거기에 산이 있는 한 우리들의 산행은 계속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