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닷컴은 직원 90명에 불과한 소규모 회사다.

그러나 이런 적은 인원으로도 수천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아마존 같은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창립 1년만에 1억2천5백만달러에 이르는 매출액을 기록한 것이 이를 입증
하고도 남는다.

바이닷컴이 짧은 시간 내에 세간의 주목을 끌수 있었던 데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파는 것 외에 핵심사업에만 주력한 것도 한 요인이 됐다.

바이닷컴은 소비자가 주문한 물건의 배달을 담당하는 회사를 따로 두지
않고 있다.

자체 배급망을 갖고 있는 아마존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경쟁사들이 배급망을 구축하는 동안 블럼회장은 바이닷컴의 물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할 공급업체들과 독점계약을 체결하는데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했다.

독립적인 공급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바이닷컴은 재고가 생기지 않는
장점을 갖게 됐다.

바이닷컴은 또 다른 업체들이 부가서비스 비중을 점차 높여가는 추세와는
정반대로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제공과 같은 서비스도 과감하게 없애
버렸다.

대신 사이트 디자인을 단순하게 만들어 "바이닷컴=빠르게 접속할 수 있는
값싼 인터넷 상점"이라는 이미지를 확립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다른 인터넷회사와 달리 이사회멤버중 50대 이상의 연장자가 적지 않게
포진한 점도 바이닷컴의 특징이다.

펩시콜라의 도날드 켄달(78) 애플컴퓨터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존 스컬리
(59) 휴렛 팩커드의 전 부사장 빌 리치언(62) 등이 그들이다.

"경영일선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 경영고문들의 지혜를 십분 활용해 회사의
생산성을 훨씬 높일 수 있다"는게 블럼 회장의 지론이다.

이들도 젊은 회장과 함께 일하는게 "흥미 진진하고 유쾌한" 일이라고
말한다.

< 김재창 기자 char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