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금년 추석은 2년여만에 조금 여유로운
명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메이커들은 술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다양한 선물세트로
"한가위 특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여름 태풍피해로 정육세트나 과일류 가격이 폭등해 주류세트가
추석 선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선물세트는 지난해 중저가 일변도에서 벗어나 고가와 중저가로 차별화되는
추세다.

가격대는 2만~3만원대의 중저가 제품군과 10만원대 이상의 고가제품으로
뚜렷이 양극화됐다.

두산 하이트 보해 두산씨그램 국순당 등 업체들은 주종별로 특화 전략을
세우고 선물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두산은 위스키나 과실주보다는 제주로 적당한 청주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하이트는 최근 고가품 선호 추세에 따라 위스키 판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과실주 대표업체인 보해양조는 민속명절인 추석에는 매실주야말로 탁월한
선택이라는 분위기를 잡아가고 있다.

외국인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두산씨그램은 각 브랜드별로 추석선물 세트를
만들었다.

업체들은 예년에 비해 품목을 단순화해 집중적으로 광고와 판촉활동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 두산 =두산은 금년 추석 판매목표를 20만세트로 지난해 14만세트 보다
33% 늘려 잡았다.

이 회사는 청주인 국향과 설화를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다.

이번 선물세트는 5종으로 지난해 10종에 비해 대폭 단순화했다.

소비 양극화에 대처해 중저가 제품과 고급 제품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고가 선물을 필요로 하는 수요층을 겨냥해 국향과 설화 도자기 세트를
새로 만들었다.

병 모양과 선물세트의 디자인도 세련된 모습으로 단장했다.

두산은 9월초부터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할인점과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판촉전을 펼치고 있다.


<> 하이트 =하이트는 선물용 술시장을 겨냥해 위스키로 승부를 걸고 있다.

추석 주력 상품은 3백50년 전통의 맛과 향을 자랑하는 스카치 위스키인
"딤플"과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조니 워커"다.

이번에 선보인 조니워커 시리즈는 조니워커 블랙, 레드, 스윙, 골드, 블루
등 총21종으로 소비자의 기호와 입맛에 맞게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딤플과 조니워커 18년산을 주력 제품으로 설정했으며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소폭 낮췄다.

또 조니워커 레드와 블랙 대용량(2l, 4.5l) 선물세트를 새로 선보였다.

회사측은 지난해 3만 세트보다 40% 늘어난 4만2천세트를 판매목표로 잡고
있다.


<> 두산씨그램 =외국회사로는 드물게 추석 선물시장에 높은 관심을 쏟고
있다.

로얄살루트, 시바스리갈 12년산과 18년산, 윈저 프리미어, 패스포트,
썸씽 스페셜, 크라운 로얄, 마르텔 코냑 등의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두산씨그램은 선물세트에 시거 골프공 미니어처 가요CD 등 판촉물을 끼워
만드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다.

회사측은 시바스리갈 12년산과 18년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바스리갈18년산 세트는 13만원, 12년산은 8만1천원이다.


<> 보해양조 =보해는 매실주로 차별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매취순은 지난 90년 첫 출시된 매실주로 연간 1천2백만병이 판매돼
매실주 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보해는 금년 추석 명절에는 역시 전통 술이 좋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주력제품은 매취순 3병 세트인 "술자리의 행복"과 한정품으로 생산하는
10년산 "매취백자"다.

회사측은 매취순과 위스키 앰배서더를 합쳐 16만세트, 18억원을 매출목표로
하고 있다.

매취순 3개 세트는 1만2천원, 매취 도자기 세트는 종류별로 2만원에서
7만원 선이다.


<> 국순당 =전통주 업체인 국순당은 시판중인 백세주를 고급화한
강장 백세주를 내세우고 있다.

매출목표는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15만세트로 잡고 있다.

강장백세주는 찹쌀과 전통 누룩을 원료로 하고 인삼 구기자 백하수오 등
10가지 한약재를 넣어 빚었다.

일반 백세주에 비해 숙성 기간이나 한약재의 함량이 3배 이상 많은
프리미엄급이다.

회사측은 2병짜리 세트를 2만8천원에 선보였다.

국순당은 판매 확대를 위해 주요 백화점에 제품 교육을 마친 판매사원을
배치했다.

또 할인점을 대상으로 포장 방식을 달리해 가격을 낮춘 제품도 따로
출시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