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강의가 끝나 친구와 함께 학교문을 나서 얼마쯤 걸었을 때였다.

대여섯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아이가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같이 걷던
아이에게 대뜸 욕을 하는 것이었다.

10대 청소년들이 흔히 말하는 "10원짜리 욕"을 아무 거리낌없이...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어떻게 저 어린 아이가 그토록 상스러운 욕을 할 수 있는지...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아직 초등학교도 안간 어린이가 그 욕의 뜻을
알고 하는 것은 아닐테고 그저 주위에서 흔히 듣던 욕을 아무 생각없이 한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들의 이같은 언어폭력은 어디서 왔을까.

그것은 말할 것 없이 주위 성인들이 말하던것을 듣고 그대로 따라 한 것일
게다.

아직 아무런 때가 묻지 않은 아이들 입에서 그런 상스러운 말이 나온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무심코 내뱉는 말이 다음 세대를 이어갈 어린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잘못 교육시켜진다는 것을 거듭 되새겨 봐야 한다.

이번 일을 겪은 뒤 말이란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리 모두 주위에 있는 꼬마 신사, 숙녀들에게 고운 말, 예쁜 말만
가르쳤으면 좋겠다.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르치지 않는 것은 욕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영지 < 부산여대 경영정보학과 1년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