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0일 국내 최대의 파이낸스사인 삼부파이낸스에 대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자 금융계에선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사금융회사들의 불법적인 영업과 고객의 피해를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
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검찰은 양재혁 삼부파이낸스 회장의 개인 비리에 초점을 맞추는
형식을 취했다.

그러나 진작부터 문제를 드러내 왔던 유사금융회사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가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검찰 관계자도 "삼부파이낸스의 비리가 드러나면 전국적인 지점망을 갖춘
다른 유사금융회사들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위기이후 부실 은행과 종합금융회사 등이 퇴출되는 틈을 타 우후죽순
으로 생겨난 유사금융회사들은 엄청나게 높은 이자를 내세워 거대한 비제도
금융권을 형성해 왔다.

형태도 다양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파이낸스회사를 비롯해 투자대행 사교통범칙금대행사
상조회사 등 간판도 가지가지다.

제도권으로 들어온 사채업자들이 운영자다.

유사금융이 번성하면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결국 검찰의 수사착수는 종창을 터트린 셈이다.

물론 얼어붙은 제도금융권을 대신해 중소기업에 급전 창구역할을 톡톡해
한 파이낸스사들도 적지 않다.

유사금융회사의 영업행태와 문제점을 점검해 본다.

<> 영업실태 =파이낸스사는 한푼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받으려는 투자자들
로 부터 자금을 거둬들여 운용하는 상법상 주식회사다.

통상 "<><>파이낸스" "<><>팩토링"이라는 간판을 걸고 있다.

제도금융권 기관들이 가장 많이 퇴출된 부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현재
전국에서 6백여개사가 성업중이다.

자본금 5억원이하인 영세업체가 대부분이다.

물론 금융기관 자회사를 중심으로 자본금이 1백억원이상 되는 곳도 있기는
하다.

이들은 고객들에게 연 25~35%의 이자를 보장한다는 광고를 내 투자자를
모집한다.

지불준비금 납입, 새마을금고 안전기금에 의한 보장 등 "사후보장"도
확실하다고 광고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금융감독기관의 감독을 받지 않는 산법상의 법인일
뿐이다.

은행이나 상호신용금고 처럼 원금보장 장치도 없다.

이들 회사는 고객이 돈을 내달라고 요구하면 원금과 25%의 이자를 포함해
재투자를 권유하고 있다.

한번 들어온 돈을 이같은 방식으로 묶어 놓아 반복적으로 "돈놀이"를 하고
있다.

일부사는 고객이 맡긴 돈을 출자금으로 처리, 회사에 "투자"하는 형식을
빌리며 법망을 피하고 있다.

"<><>정보" "<><>투자" 등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유사 투자자문회사도
수도권 및 주요도시에 1백여곳이 성업중이다.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받고 각종 간행물과 통신방송 등을 통해
증권투자 조언 및 관련정보를 제공한다.

회사를 "<><>투자자문"으로 정해 정식으로 인가받은 투자자문사와 혼동
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본금은 5천만~1억원에 불과하다.

교통범칙금 대행업체는 고객으로부터 연간 5만5천~13만5천원의 회비를 받은
뒤 음주운전 고의사고 주정차위반을 제외한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범칙금을
대신 지급해 준다.

금융당국은 이들중 건실한 업체도 있으나 상당수는 재무상태가 극히
불량해 계약서에 명기된 보장내용을 제대로 이행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보험료(연회비)가 업체 대표 명의의 예금이나 저축성보험 등을 통해
관리되기 때문에 유용될 가능성도 많다고 지적한다.

이들 외에 또 상조회사,렌털사 등도 서민들을 현혹하는 유사금융업체로
활개를 치고 있다.

<> 피해사례 =주부 이모(57.부산시 금정구 장전동)씨는 지난 4월초 남편
퇴직금 2천만원을 H파이낸스에 맡겼다가 몽땅 날렸다.

연 27%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에 혹해 돈을 맡겼으나 이 회사 사장이
고객돈을 모두 챙겨 잠적했다.

이씨 외에 60여명이 이 회사에 1인당 5백만~2천만원씩 모두 10억원을
맡겼다가 피해를 봤다.

이같이 고수익을 준다며 서민을 유혹한뒤 돈을 챙겨 잠적하는게 첫번째
수법이다.

올들어 부산의 H사와 S사, 전남 여수의 S사 등의 사주가 고객돈을 갖고
달아났다.

이들 우사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는 사람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제도금융권에서 돈을 쓰기 어려운 사람이기 때문에 대단히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게다가 과도하게 담보를 요구해 대출금 이상으로 담보물건을 빼앗긴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 문제점 =파이낸스사는 여수신 업무를 허가받은 정식 금융기관이
아니어서 감독기관이 따로 없다.

이 때문에 상당수 업체는 "확정금리 지급" "원금보장" 등을 내세우며
사실상 은행이나 다름없이 예금유치를 하고 있다.

주주납입금 등의 명목을 붙이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어 나중에 구제받기도
어렵다.

이들에게 맡긴 돈은 투자자금으로 간주돼 회사가 문을 닫으면 한푼도
못건지게 된다는게 금융기관들의 설명이다.

투자자들의 자세도 문제다.

사후보장이 안되는 줄 알면서도 높은 이자만 보고 덤벼들기 때문이다.

금융감독기관이 이들의 문제점을 익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계속 방치해 온
것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많다.

< 남궁덕 기자 nkduck@ >

[ 유사 금융기관 현황 및 문제점 ]

<> 파이낸스

<>상호 : <><>파이낸스 <><>팩토링 <><>신용 <><>캐피탈
<>숫자 : 부산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난립
<>문제점 - 고수익보장 허위광고
- 투자금 보호 과장광고
- 예금자체가 불법
- 지급불능 우려

<> 교통범칙금 대행업체

<>상호 : <><>운전자보장 <><>운전서비스
<>숫자 :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중심으로 30여개
<>문제점 - 영세업체
- 보험금지급 과장허위광고

<> 유사 투자자문업체

<>상호 : <><>투자 <><>투자정보 <><>데이타뱅크
<>숫자 : 수도권 및 주요도시 1백여개
<>문제점 - 허위과장광고
- 주식시장 정보 왜곡
- 정식 인가받은 투자자문사와 혼동 가능

<> 상조회사

<>상호 : <><>상조회 <><>협회
<>숫자 : 부산 대구를 중심으로 60여개
<>문제점 - 회비관리체계 부실
- 영세업체들 자본 잠식
- 금융기관 및 대기업 이름을 사용해 소비자 혼동

<> 렌털사

<>상호 : <><>렌털
<>숫자 : 대기업 및 금융기관 자회사 10개 내외, 기타 영세업체 다수
<>문제점 : 일부 영세업체 불법으로 리스 및 팩토링 영업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