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 꾸러미에서 상품권까지"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65년이후 34년동안 수집한 추석 선물 카탈로그와
기타자료를 기준으로 분석해 본 선물 변천사는 우리 사회의 변화상을 꼭
빼닮았다.

50년대 계란 한줄에서 60년대 설탕 한 봉지, 70년대 조미료 세트, 80년대
갈비세트, 90년대 수입양주 등으로 인기선물의 얼굴은 해가 바뀔 때마다
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올 추석에 가장 인기있는 선물은 무엇일까.

90년대 후반부터 선물상품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상품권이 올해에도
최고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선물 개념도 없었던 50년대 =한국전쟁 이후 국가 재건에 전력을
쏟은 50년대에는 지금과 같은 개념의 "추석선물"이 없었다.

농촌에서 직접 수확한 찹쌀 고추 계란 돼지고기 밀가루 토종닭 등을
주고받는게 고작이었다.

<>60년대의 최고 선물은 설탕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65년 한 장짜리 첫
추석선물 카탈로그를 내놓았다.

라면 50개들이 한 상자를 비롯해 맥주 한 상자, 설탕 6kg들이, 세탁비누
세트, 석유 곤로, 아이롱(다리미), 양복지 등이 주요 품목.

당시최고급 선물은 "그래-뉴 설탕"으로 6kg 짜리가 7백80원, 30kg 짜리가
3천9백원으로 상류층에서만 애용됐다고.

<>스타킹이 등장한 70년대 =최악의 배고픔에서 벗어난 70년대에는
식료품보다 합성수지 그릇 라디오등 경공업 제품이 인기를 차지했다.

또 화장품 여성속옷 스타킹 과자세트등 선물상품의 다양화가 이뤄진
시기이기도 하다.

<>갈비가 본격 등장한 80년대 =경제발전상을 반영해 10만원대의 고급
선물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품목수도 넥타이 지갑벨트세트 스카프 와이셔츠등 잡화류가 대거
보강되면서 종전의 2백여종에서 1천여종으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전통적으로 최고의 명절 선물인 갈비가 80년대 중반이후에는 가장
보편적인 선물로 자리를 잡아갔다.

<>상품권으로 대변되는 90년대 =고가제품과 실용적인 중저가 선물세트로
나눠지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때 수입양주가 베스트셀러로 등장하면서 1백30만원짜리 레미마틴
루이14세 등의 술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러나 90년대의 대표적인 선물은 뭐니뭐니해도 상품권.

특히 올해는 호텔 외식업체 주유소 등으로 사용범위가 확대되고 30만원,
50만원권 고액권도 등장, 그 인기가 더해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