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제는 발로 즐긴다"

젊은층 사이에 "댄스 댄스 레볼루션(DDR)"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의 신촌 종로2가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 있는 오락실에서
DDR는 등장한 지 석달 만에 최고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대개 한 오락실에 1대, 많아야 2대밖에 없는데 하려는 사람은 많아 기기앞에
이용자들이 줄을 설 정도.

기기앞에서 깡총깡총 뛰는 이용자와 주위를 둘러 선 구경꾼은 오락실마다
빠지지 않는 새로운 진풍경이 됐다.

DDR용 기기는 컬러 모니터 화면이 붙은 게임기와 상하좌우 4개의 화살표가
설치된 발판이 한 세트.

이용자는 모니터 화면에 나오는 화살표가 일정선에 이를 때 마다 발판에
있는 같은 방향의 화살표를 눌러준다.

화면에서 왼쪽 방향 화살표가 올라가면 발판 왼쪽의 화살표, 오른쪽 방향
화살표가 올라가면 발판 오른편의 화살표를 눌러주는 식이다.

대개의 게임과 마찬가지로 첫 단계에는 화살표가 천천히 올라오지만 단계가
올라갈수록 속도가 빨라져 정신없이 뛰어야 맞출 수 있다.

초보들은 뚫어져라 화면만 응시하지만 "고수"들은 3백60도 돌면서 콩콩
발을 찍는 "묘기"도 연출한다.

화면 배경에 춤을 즐기는 남녀 캐릭터가 나오고 경쾌한 음악도 흘러나와
"뛰면서 즐기게" 돼있다.

2인용 기기여서 대부분 친구나 연인이 함께 즐긴다.

운동량도 만만찮아 게임기 앞에는 "하이힐이나 슬리퍼를 신고 즐기지
마십시오. 발목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신촌의 오락실에서 만난 김현경(21.학생)씨는 "1주일에 3~4번은 이 게임을
하러 오락실을 찾는다.

음악에 맞춰 뛰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DDR는 이름 그대로 "게임에 혁명을 가져왔다"고 평가받는다.

게임이라면 당연히 손으로 하는 것이라는 기존 인식을 깨고 발로 즐기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 대개의 게임이 폭력성 등을 이유로 눈총받기 일쑤인데 비해 DDR는 "보기
드물게" 건전하다고 칭찬받는다.

DDR 기기를 개발한 곳은 일본 코나미(www.konami.co.jp).

국내에는 지난 6월부터 유니코전자(www.unico-elec.com. 02-654-8088)가
들여오고 있다.

유니코전자 관계자는 "코나미에서 PCB판을 수입해 청계천의 오락기
도매센터에 넘기고 있다.

완제품은 이곳에서 만들어 판매중"이라고 밝혔다.

유니코측은 지금까지 국내에 약 2백대의 기기가 판매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니코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코나미의 비트 매니아(국내명 비트 스테이지)
도 수입, 판매했다.

이 제품도 음악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기본 방식은 DDR와 비슷하다.

차이는 버튼을 발 대신 손으로 누른다는 것.

비트 매니아도 대단한 인기를 끌어 "팝 앤 뮤직" "기타 프리크스"
"드럼매니아" 등 다섯가지 버전으로 발전했다.

일본 코나미는 비트 매니아와 DDR의 인기로 엄청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 매니아와 DDR가 인기를 끌자 소니는 가정용 게임기에 "비트매니아"
"DDR" 소프트웨어(SW)를 넣어 즐기도록 했다.

DDR는 발판까지 한 세트.

코나미의 경쟁업체도 나타났다.

일본 자레코는 "스태핑 스테이지"라는 유사 제품을 내놨다.

DDR의 화살표가 4개인데 비해 스태핑 스테이지에는 화살표 6개가 원형으로
배치돼있다.

국내에도 들어와 있다.

안다미로(전 옥산전자. 02-3424-1881)는 DDR와 비슷한 제품을 국산화했다.

이 회사는 "펌프 잇 업"이라는 제품을 개발,이달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이 제품은 발판 화살표가 사각형의 네 끝점과 중앙등 5개다.

배경음악은 핑클 유승준 신해철등의 국내 가요.

이 회사 관계자는 "화살표가 많아 운동량이 크고 수시로 최신곡으로 업
데이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 제품이 1천8백만원선인데 비해 1천3백만원으로 가격도 싸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올해 5백대 정도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