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은 아시아 최고 수준입니다. 전 인구의 10%가
넘는 5백20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전자상거래나 인터넷 게임의 인기도
대단하죠. IBM이 추진하는 e비즈니스에 대한 호응도 매우 높습니다"

한국IBM의 중대형 시스템사업 총괄담당 사무엘 윌리엄슨(37) 전무는 "한국
처럼 역동적인 시장을 접하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직원 1천5백명인 한국IBM에 단 하나뿐인 외국인 이사다.

일반 직원을 포함해도 외국인은 6명뿐.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이면서도 현지화 전략 때문에 IBM에서 해외근무 기회는
많지 않은 편이다.

그는 96년 베트남에서 처음 해외근무를 시작했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대학(수리경제학) 졸업후 IBM에 입사, 12년간 플로리다
주에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마케팅 업무를 하다가 해외근무를 자원했다.

베트남IBM 지사장으로 캄보디아 라오스를 함께 관리했다.

그는 3년 임기를 마친 뒤 귀국하거나 또다른 외국에서 근무하거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됐다.

베트남은 IBM이 70년대에 전쟁으로 철수했다가 94년 사업을 재개한 곳.

체계를 다시 세우는 새로운 경험을 한 뒤 성숙된 시장에서 일해보고 싶어
한국 근무를 신청했다.

올초 부임한 그는 "마침 한국 경기가 살아나는 시점이어서 개인적으로 운이
좋다"고 말했다.

그가 맡은 분야는 올 상반기 지난해에 비해 10%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윌리엄슨 전무는 업무뿐 아니라 언어와 생활까지 현지문화를 배우려 애쓰는
"적극적인 해외 근무파"다.

베트남 근무때는 주 2~3회 점심시간에 베트남어를 배워 나중에는 현지어로
회의하고 신문도 70%까지 읽을 수 있었다.

지금은 한국어를 배우고 있어 "2년 뒤에는 한국어로 대화할수 있을 것"
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현재 서버 저장장치 등 중대형컴퓨터와 관련제품을 총괄한다.

주로 접하는 고객은 대기업 은행 대학 관계자들.

이들과의 교류를 위해 주말이면 거의 종일 골프장에 나간다.

주말은 가족을 위해 성역처럼 지켰지만 일을 위해서는 "OK"라는 것.

AMCHAM IT위원회의 공동의장을 맡고 전경련에서 글로벌 이그제큐티브과정
강의도 하고 있다.

부인은 변호사로 미국과 베트남에서 계속 일했고 지금은 둘째 아들 출산
(3달전)때문에 쉬고 있다.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도 일하고 싶어한다고.

<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