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는 삼국 중에서 불교가 가장 늦게 공인됐지만 이후 빠른 속도로 발전해
수준높은 불교문화를 꽃피웠다.

통일신라시대에는 중국 당나라 및 인도,서역과의 문화교류가 활발해 불교
문화는 한층 세련됐다.

이때 만들어진 불상조각들은 균형잡힌 신체비례, 정교한 얼굴 표현,
사실적인 옷주름 처리, 화려한 영락장식 등 국제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감산사에서 출토된 이 석조미륵보살입상(국보 제81호.국립중앙박물관소장)은
통일신라시대때 제작된 것으로 8세기 한국 불상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현재 독일 에센 빌라휘겔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인의 혼을 찾아서" 전시회에
출품돼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전시 일정을 다 채우지 못하고 도중에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려
문화재 해외전시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총 높이 1백83cm, 불상높이 42.1cm의 이 입상은 큰 돌 하나로 만들어진게
특징이다.

무게는 22t에 달한다.

중국에서 발달한 불상양식을 한국적 특성에 맞게 변형시켜 8세기 신라
불상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신라 불상에서 보기 힘든 관능미를 풍기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몸체는 사실적으로 표현돼 풍만함이 두드러지며 허리에서 드리워진 영락은
화려함이 인상적이다.

얼굴은 갸름하지만 살이 올라있고 눈과 입에 미소가 어려있어 온화함을
느끼게 한다.

몸 전체를 목걸이 팔찌 영락장식 등으로 다채롭게 장식한 점도 눈을
사로잡는다.

오른손은 자연스럽게 내려뜨리고 있고 왼손은 들어올려 중생을 위해
설법하고 있는 모습이다.

법의는 얇아서 신체의 풍만하고 유려한 곡선을 더욱 살려주고 있다.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