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인간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한 사이버인간들은 인터넷 열풍으로
사이버공간이 확대됨에 따라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담 스노우등 사이버인간들은 "호적신고"인 상표권 등록까지 해놓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은행원 투자상담사 공무원등의 직업을 가진 사이버인간들도 속속 탄생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 살면서 사람이 하는 모든 역할을 똑같이 흉내내는 사이버인간
은 현재 수십여종이 넘는다.

"사이버 나라"를 만들어도 충분할 정도다.

인터넷뿐 아니라 방송 광고 캐릭터상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이버인간 1세대인 사이버
연예인들.

한국 최초의 사이버스타인 아담과 세계최초 사이버가수 다테 교코(일본)의
쌍둥이인 디키는 지난 4월 나란히 새앨범을 내놓고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1년만에 새 앨범을 내고 활동을 재개한 아담은 초창기에 비해 더욱 세련된
외모와 성숙한 목소리로 무장했다.

타이틀곡 "바램"은 각종 인기 가요 순위차트에서 상위에 랭크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디키는 음반"비트윈"에서 발랄한 이미지와 맑고 투명한 목소리의 조화를
보여준다.

앞으로 패션모델, 라디오나 TV출연 및 CF 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5월 국내 첫 사이버 여가수로 데뷔한 류시아도 9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2집앨범 "사이피아"를 지난 7월말 내놓았다.

2집에서 류시아는 사이버 가수만이 보여줄 수 있는 기계적인 음색과 강한
실험정신이 담긴 "사이버 펑키"라는 새로운 장르를 시도했다.

이와 함께 청순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버리고 성숙하고 강한 성격의 캐릭터로
변신했다.

지난해 4월 첫앨범을 발표한 후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던 사이다도 9월께
2집음반을 내놓는다.

음반발표와 함께 도우미 영화배우 등으로 점차 활동범위를 넓혀갈 계획
이다.

서울 강남에서 태어나 압구정동 오렌지족으로 성장한 사이버청년 "쥬키"는
인터넷음악방송 "NT라디오스테이션"에서 자유분방한 진행으로 네티즌들을
사로잡고 있다.

전문직종에서도 사이버인간들은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첫돌을 맞은 사이버기자 한경제는 지난 1년동안 사이버공간을 누비며
현장감있는 취재와 생생한 기사를 통해 사이버언론의 새장을 열고 있다.

사이버교수 2인방인 경성대 신문방송학과의 정보통과 서울대 공대의 공교수
는 가상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금융분야에서는 한미은행의 사이버은행원 나한미 대리와 신흥증권의
투자분석전문가인 앤터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각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개인별특성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기도 하고 재테크상담도 맡고 있다.

순천시가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채용한 사이버공무원 "공정한"씨는
한국사회의 공무원과 순천시 지방행정을 전세계 네티즌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광주점의 전속 사이버모델 "히디"는 청소년과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미래지향적이면서 개성이 뚜렷한 패션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사이버인간들의 TV진출도 늘고 있다.

앵커 MC 비디오자키(VJ) 탤런트등 활동분야도 다양하다.

케이블TV인 투니버스의 사이버앵커인 더블맨은 현재 방송국 내부사정으로
쉬고 있으나 곧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다.

SBS의 룰루와 랄라는 "인기가요"의 VJ로 활동하고 있으며 KBS의 팡팡은
"TV유치원 하나둘셋"의 진행을 맡고 있다.

특히 SBS의 경제프로그램 "머니센스"의 나잘란 박사와 MBC "베스트 토요일"
의 꽁실이는 독특한 캐릭터를 앞세워 인기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사이버인간들의 활동무대도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사이다"와 "나한미" 등을 개발한 예스네트의 이응진 사장은 "사이버
인류의 활동영역은 점점 확대돼 실제 인간에 가까워지고 있는 추세"라며
"기술발전과 지속적인 마케팅이 뒷받침된다면 이들은 큰 수익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