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금융시장은 암운이 드리워지는 한 주였다.

미 달러화에 대한 신인도가 떨어지면서 국제자금 세탁, 일부 펀드의
파산설로 국제신용 경색현상이 우려됐다.

연초 브라질 위기 이후 잠잠했던 중남미 사태도 재연될 조짐을 보였다.

주중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 엔화 가치는 1백10엔~1백11엔대의 강세
국면이 지속됐고 유로화 가치도 1.04~1.05달러대가 유지됐다.

국제금리는 일본의 장기금리 상승세로 미국과 유럽과의 금리차가 축소됐다.

이번주에는 일본의 경제동향과 중남미 사태 및 일부 펀드의 파산설이
가시화되느냐 여부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주초에는 일본의 산업, 건설, 소비관련 경기지표가 잇달아 발표된다.

예상대로 일본경제의 회복세를 뒤받쳐줄 경우 일본으로의 자금유입과 엔화
강세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부터 재차 불거지고 있는 중남미 사태는 국제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국제금융위기에 대한 대처능력이 제고됐고 사태 악화시 이
지역과 경제관계가 높은 미국의 신속한 대응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일부 펀드의 파산설이 가시화된다 하더라도 지난해 8월 롱텀캐피탈
매니지먼트 펀드의 파산때처럼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현상을 초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9월말 미국의 금리인하 이후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 유럽중앙은행
(ECB)의 금리인하로 국제유동성이 비교적 풍부한 상태이다.

다만 이번 사태로 95년 4월 선진국간에 달러화 가치를 부양하기 위한
역플라자 합의(anti plaza agreement) 이후 지속돼 왔던 해지펀드들의 엔화
차입을 통한 엔캐리 트레이딩이 크게 축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주에도 국제금융변수의 커다란 변화는 예상되지 않는다.

대체로 엔화는 1백11엔, 유로화는 1.05달러대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국제
금리는 지난주에 이어 일본의 금리상승으로 미국과 유럽과의 금리차는
계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에는 최근 들어 경기회복세가 뚜렷해 지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
관심을 끌만한 국제행사가 많이 열린다.

30일까지 싱가포르에서 미국, 일본, ASEAN 재무차관들이 모여 국제금융시장
의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는 회의가 계속된다.

9월1일에는 동경에서 IMF가 ''아시아 경제전망과 국제금융시스템의 구조변혁''
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9월말 제54차 연차총회를 앞두고 열리는 이번 회의는 IMF가 현재 아시아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고 최근 들어 새롭게 거론되고 있는 지역별 감시체제의
도입여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회의이다.

한편 지난주 외국자금과 월말 수출네고자금 유입으로 1천1백80원대로 강세를
보인 원화 가치는 이번주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월초 수입결제와 대우 사태에 따른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외화수요
가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주말부터 우려되고 있는 타이거 펀드의 파산설이 가시화된다 하더라도
외자이탈에 따라 원화 가치가 급락하는 현상이 발생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외환보유고가 6백40억 달러를 넘은 상황에서는 외환위기 당시처럼
외자이탈->원화 가치 하락->추가 외자 이탈과 같은 악순환이 발생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 정책당국에서는 환율과 금리, 주가간의 균형감을 찾는데 노력해야
한다.

물론 대우, 대한생명 사태에 따라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불균형
현상이 지속될 경우 금융시장의 왜곡현상이 심화되면서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안정감이 확보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 전문위원 sc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