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보 보물 등 문화재들이 해외나들이를 해 외국인에게 첫 선을
보인 것은 57년말 미국 워싱턴의 국립미술관에서 였다.

그때는 모두 1백95점의 문화재들이 미국전역 8개 도시에서 순회전시 됐다.

이 전시회는 6.25전쟁으로만 알려진 비참한 한국인에 대한 미국인의 선입관
을 씻어내는 문화외교사절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뒤이어 61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유럽의 런던 헤이그 파리에서도
한국문화재들이 선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5.16이 일어나 전시회는 네덜란드정부의 홀대를 받은 것은 일화
로 남아 있다.

또 76년에는 5개월동안 일본의 교토 후쿠오카에서 "한국미술5천년전"이
열렸다.

79년에는 역기 같은 이름으로 국보 보물 45점을 포함한 3백50여3점의
문화재가 다시 미국전역을 돌았다.

80년초 이 전시회는 영국 독일에서도 열렸다.

지난 96년에는 해외전 국보 단골인 "금동미륵보살만가상"이 애틀란타올림픽
문화행사에, 보물인 청화백자 한 점이 일보느이 도자기전을 위해 해외나들이
를 했다.

지난해 6월 뉴욕 메틀로폴리탄 박물관의 한국실개관기념전에 출품됐던
국보9점 보물24점을 포함한 1백21점의 문화재중 호암미술관 소장의
"신라금동관"이 훼손됐던 것이 숨겨졌다가 1년만에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요즘은 누구나 숨기고 잡아떼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국보 보물 40여점을 포함 3백20점의 문화재를 순회전시중인 유럽한국문화전
에서는 국보인 "감산사 미륵보살상"이 중량이 무겁다고 전실 거부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소식도 들린다.

결코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문화재를 우리처럼 해외로 이리저리
끌고다니는 나라는 없다.

지난해 서울서 열린 "중국문화대전"전시작 1천2백점 가운데 60%,
"고대이집트문명전"에 출품된 84점중 20여점은 복제품이었다.

이제는 국보나 보물 등 진품문화재를 문화외교사절로 세워 해외 나들이를
시키는 일은 그만두는 것이 옳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