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찬영 박사 약력 ]

<>36년 황해출생
<>연세대 정치외교학
<>연세대 경제학 석사
<>콜로라도주립대 경제학 박사
<>UCLA교수
<>샌프란시스코대 경제학과 학과장 겸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
<>카자흐스탄공화국 대통령 경제특별보좌관
<>현 카자흐스탄 경제경영대학원 이사장
<>저서 "기로에 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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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시장경제를 말하고 싶습니다"

북녘땅에 자본주의를 가르치는 경영대학원을 세우겠다는 한국인이 있다.

꿈같이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를 저 먼 중앙아시아에서 실제 보여주고
있는 인물.

바로 방찬영(64)박사다.

지난 90년부터 4년간 카자흐스탄 공화국 대통령 경제특별 보좌관을 역임한
방 박사.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카자흐스탄 경제개혁의 등불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공산주의 국가가 자본주의 체제로 바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즉 "마인드"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

그는 곧 서방 자본주의를 가르칠 수 있는 서구식 경영대학원 설립을 적극
건의했다.

이 결과 지난 92년 대통령 직속 카자흐스탄 경제경영대학원(KINEP)이
탄생했다.

방 박사는 이 학교 초대 원장직을 맡으며 KINEP를 독립국가연합(CIS)
최고의 실력가를 배출하는 명문대로 발전시켰다.

현재 KINEP는 대학학부과정은 물론 비정규과정도 개설, 학생수가
1천2백여명에 달한다.

방 박사는 오는 9월 학교를 완전 인수해 "카자흐스탄 국제대학"으로
새롭게 단장시킬 계획이다.

앞으로 그가 평양에 세우길 원하는 대학 모습 그대로.

"우리는 통일에 대비해야 합니다. 미리부터 자본주의에 대해 논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합니다.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사고부터 바뀌어야
하니까요"

교육에 대한 열정 못지 않게 그는 카자흐스탄 내에서 개인 사업을 벌이며
실제적인 경제주체로서 활동하고 있다.

자영업체인 유스코 카자흐스탄사는 현지 최대의 보세창고(약 1만3천평)와
건설업, 보일러사업(한국 경동보일러 수입 및 생산) 등으로 작년
1천5백만달러의 매출에 순익 1백50만달러를 냈다.

방 박사가 카자흐스탄과 첫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89년.

75년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아세아문제 연구소장을 맡으면서 그는
프라우다.

이스베스티아 등 극동문제 전문지에 자신의 생각을 꾸준히 펼쳐왔다.

이런 그의 글을 유심히 보아왔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경제
개혁의 조언자로 방 박사를 발탁한 것.

방 박사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제안을 수락한 이후 카자흐스탄은 CIS
국가 중 가장 빠른 경제발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가 창안한 "쿠폰시스템"은 사유화 방식의 신기원을 이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 개인의 노동햇수에 따라 쿠폰을 분배해 주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

카자흐스탄 경제개혁을 주도한 그는 경제활성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94년 최고공로훈장을 받기도 했다.

방 박사는 최근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지난 6월 카자흐스탄 한인협회를 창설하고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것.

앞으로 교민들의 복지 향상은 물론 한국기업의 카자흐스탄 진출을
위해서도 힘쓸 계획이다.

< 이방실 기자 smil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