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시인 이기철씨가 에세이집 "손수건에 싼 편지"(도서출판 모아드림)를
출간했다.

두 청춘 남녀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 이 작품은 잊혀져가는 유년기의
향수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생활속의 단상 모음이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에세이다.

현승은 전교생 3백여명의 시골중학교 까까머리 학생.하교길에 손수건에
싸인 금란의 편지 한장을 발견한다.

이때부터 그는 금란과 함께 시를 이야기하고 노래를 부르며 사랑을
키워간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한 현승과 달리 금란은 가난 때문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독일과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한다.

둘의 사랑은 고통으로 변한다.

시인이 되고자 하는 현승은 금란을 한국으로 불러들이려 하지만
금란은 그가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기를 희망한다.

결국 현승은 금란과 어린 시절에 사랑을 나누던 고향길을 서툰 운전솜씨로
차를 몰고 가다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진다.

영화 "노란 손수건"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시인의 섬세한 문체로
인해 더욱 애잔하게 읽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