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를 포함한 수익증권 환매제한 조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자유롭게 넣고 뺄수 있다는 점 때문에 MMF에 가입했다 대우채권 부분
만큼 인출에 제한을 받게된 투자자들은 증권및 투신을 상대로 소송도 불사
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익증권 환매제한 조치가 자칫 대규모 소송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
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가정주부 박 모씨(44)는 지난 7월6일 H증권을 통해
2천6백만원을 MMF(머니마켓펀드)에 맡겼다.

운용회사는 J투신, 펀드이름은 MMF 518호였다.

이 돈은 다름아닌 전세금을 내줄 돈.

따라서 이달말이면 필요한 돈이었다.

정부의 환매제한조치에 "설마 MMF엔 대우채권이 없겠지" 하고 안심하던
박씨는 대우채권편입비율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무려 16.33%나 됐다.

뿐만 아니었다.

명세서를 받아보니 지난 7월26일 대우전자의 기업어음(CP)을 2백60억원어치,
지난 7월30일에 대우자동차 CP 70억원어치가 편입됐다.

그것도 전액 무담보였다.

박씨는 이를 따지기 위해 현대증권 제일투신 금융감독원에 전화를 해봤지만
돌아오는 답은 "우리는 잘 모르겠다"는게 전부였다.

박씨는 현재 법적대응을 검토중이다.

<> MMF까지 환매를 제한하는건 무리다 =MMF는 수시로 입출금할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 요구불예금과 비슷하다.

따라서 전세자금 자녀학자금 이사비용 등을 일시적으로 맡긴 사람이 많다.

법인도 공사자금 인건비 등 단기 여유자금을 주로 MMF에 맡긴다.

따라서 이 돈중 일부라도 묶이면 당장 돈을 빌려와서 충당해야 하는 지경에
몰리게 된다.

MMF의 성격이 이런데도 환매제한조치를 취한 것은 무리라는게 가입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특히 정부조치가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11일과 12일 가입한 사람도
상당수다.

이들은 정부만 믿고 단기자금을 맡겼는데도 돈을 찾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재빠르게 자금을 인출한 사람과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 투신사들이 대우채권 편입비율을 잘 알려주지 않는다 =정부는 대우채권
분류 작업이 끝난 지난 16일부터 대우채권 편입비율을 알려주겠다고 발표
했다.

이에따라 대부분 증권사와 투신사들은 대우채권 편입비율을 알려주고는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형식 뿐이다.

구체적인 명세서를 요구하면 모른다고 나자빠지기 일쑤다.

명세서란 펀드가 편입하고 있는 대우그룹계열사와 채권의 종류, 매입시기를
적은 것.

만일 명세서가 투자자에게 전달될 경우 자신의 과실이 드러나는걸 우려
해서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최소한 운용명세서를 제대로 알려줘야만 대처할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 대우채권 비율이 턱없이 높다 =막상 운용명세서를 받아들고 나면
투자자들은 온 몸에 힘이 쫙 빠진다.

대우채권비율이 턱없이 높아서다.

지난 12일 1억3천만원을 MMF에 가입했던 한 투자자는 "대우채권 편입비율이
43%나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대부분이 마찬가지다.

특히 투신사들은 대우사태이후 기관들의 수익증권에 들어 있던 대우채권을
상당부분 개인들의 수익증권에 편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투자부적격인 대우채권이 개인 MMF에 특히 많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지난 7월19일이후 사들인 대우채권도 무담보인 것이 많아 투자자들
의 화를 더욱 돋구고 있다.

<> 지급보장을 약속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사항이다.

대우채권 비율이 높은건 어쩔수 없다고 치자.

그러면 내년 2월8일이후에 찾으면 대우채권에 대해 95%를 지급보장하느냐고
문의해도 투신사는 정부에, 정부는 투신사의 약속사항이라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