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초장
조어충성
개천지간진시

꽃이 피고 풀이 자라며,
새가 지저귀며 벌레가 우는 것,
이 모두가 하늘과 땅 사이의 참다운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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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서증이 그의 이암시화에서 한 말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것으로 우리들의 시심을 일깨워 주는 것이 어찌
꽃과 풀과 새와 벌레 뿐이겠는가.

하늘의 해와 달, 별과 구름, 그리고 땅 위의 산과 바다, 물고기와 짐승,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기상변화 이 모두가 그대로 노래요, 그림이요, 말씀
이요, 시인 것이다.

바야흐로 이른바 "바캉스"철의 막바지에 접어 들었다.

그 사이 가족 단위로, 단체로, 혹은 마음맞는 친구끼리 연인끼리 산과 바다
들판 강변을 다녀 온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모두 시를 익히고 돌아왔을 것이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성도
그만큼 문아해졌음직 하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