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다시 불안양상을 보이고 있다.

13일 주가는 급락했다.

반면 금리는 뛰어 올랐다.

역시 투신사 수익증권에 대한 환매해제조치 영향 때문이다.

환매에 대비, 투신사들은 보유 채권과 주식을 시장에 팔았다.

환매에 응하려면 현금이 필요해서다.

자연 채권과 주식매물이 많아지다 보니 금리는 오르고 주가는 하락했다.

금융감독위원회와 시장참가자들은 이런 정도는 이미 예상됐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적어도 며칠간의 충격은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16일이후다.

실제 투신사에서 돈이 빠져 나가는 이날부터 과연 얼마나 환매가 이뤄질지
최대 변수다.

만일 금융기관 등 기관투자가들마저 환매에 가세, 환매규모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면 금융시장은 상당기간 휘청거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환매사태가 며칠간 계속되다가 진정될 경우 금융시장은 급속히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선순환 전환 =16일부터 본격화될 환매규모가 예상보다 적을 경우 금융
시장은 급속히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현재 투신업계에서는 총 10조원가량의 환매는 자체자금으로 충당할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동안 환매에 대비, 주식과 채권을 팔아 마련한 자금이 이 정도 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환매규모가 10조원안팎이면 별 문제가 없다는 전망이다.

만일 환매규모가 10조원을 넘을 경우엔 은행과 한국은행에서 유동성을
지원한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은행들이 투신사와 증권사가 보유한 국공채를 사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해준 뒤, 그것도 모자라면 한국은행등에서 유동성을 쏟아 붓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되면 환매사태도 진정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환매사태가 진정되면 자연 금리도 안정된다.

금리안정에 따라 주가도 상승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수익증권을 빠져나온 10조여원의 돈이 다시 주식이나 채권에
환류돼 오히려 주가는 오르고 채권금리는 떨어뜨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송승효 조흥투신 사장은 "대우채권을 편입한 수익증권의 처리방향이 명확해
진 만큼 급전이 필요한 기관을 제외하곤 환매시기를 앞당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자연스럽게 금융시장도 안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악순환 지속 =그동안 짓눌렸던 기관투자가들이 일시에 환매를 요청하고
나설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현재 공사채형 수익증권 잔액은 2백7조원가량이다.

이중 1백조원이상을 기관들이 갖고 있다.

기관들은 그동안 수익증권을 찾지 못했다.

긴급자금이 필요한 기관들도 전혀 인출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자금수요가 상당하다.

정부와 투신사에 대한 불신도 팽배하다.

이런 점이 작용, 환매규모가 20조원을 넘으면 투신사나 증권사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몰리게 된다.

투신사등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채권을 내다팔 수 밖에 없다.

그렇게되면 "주가하락->금리상승"의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정부가 유동성을 아무리 지원하더라도 일부 투신사의 경우 "지급불능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이렇게되면 정부는 공적자금투입시기를 앞당길수 밖에 없다.

<>전망 =대부분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나마 "며칠 불안후 안정"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정부의 눈치도 봐야 하는 만큼 쉽게 대규모 환매에
나서지 못하리란 분석이다.

개인들도 이미 받을수 있는 금액이 정해진 만큼 굳이 환매시기를 앞당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며칠동안 수익증권을 빠져나간 자금도 갈데가 없어 다시 주식이나
수익증권으로 환류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그렇지만 일부에선 "이미 환매신청규모가 예상을 뛰어 넘는다"는 점을 들어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