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재홍로중.

섭씨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여러날 계속되면서 전국이 마치 뜨거운 화로안에
들어간 듯하다.

매미도 덥다못해 "맵다"고 우는 것만 같다.

한낮의 무더위가 밤까지 지속되는 "열대야"로 말미암아 한강 고수부지는
한밤에 더위를 피해 나온 수만의 인파로 북적인다.

요즈음 늦은 밤에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 대형매장 PC방및 수영장 등은
밤매상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기상청은 지열과 태양열로 발생한 수증기가 모여 일종의 "구름뚜껑"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더위의 원인을 설명한다.

무더운 것은 근본적으로 기온상승 탓이지만 인구밀집과 도시화도 우리의
여름을 더욱 덥게 만든다.

수많은 자동차가 뿜어대는 배기가스,도처에 있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의
복사열과 엄청난 숫자에 이르는 에어컨이 뱉어내는 열기 등 소위 "인공열"은
도시를 덥게하는 무시할 수없는 요인이다.

한국기상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서울대 기상학과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이를
입증한다.

전국 12개 지역을 대상으로 지난 40년간의 기온증가를 추정한 결과 도시화에
의한 인공열과 온실효과로 인해서울지역의 기온은 1.01도, 대구는 1.13도,
포항은 1.04도씩 각각 상승했다.

그러나 도시팽창이 거의 없었던 목포와 추풍령은 도시화에 따른 온도상승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한다.

그리고 이 연구는 도시화에 의한 기온상승은 지구온실효과에 의한 온도상승
보다 2~3배가 높았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 체내의 온도조절 중추신경은 외부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흥분돼 각성
상태가 된다.

그래서 더운 여름밤에는 밤잠을 자주 설치게 된다.

더위는 심장의 박동을 늘리기 때문에 노약자나 심장질환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노자는 뛰어 다녀야 추위는 이기고 가만히 있어야 더위는 이긴다(조승한
정승열)고 했지만 여러날 지속되는 가마솥더위를 이기려면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한편 당국은 도시화로 인한 기온상승을 또다른 "공해"로 인식하고
이에대한 대비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