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방에 많은 비가 쏟아지던 얼마전 일이다.

창원에서 서울로 오기 위해 김해공항에 도착했으나 날씨가 나빠 항공편이
모두 결항됐다.

창원으로 돌아 가 고속버스로 상경하기위해 창원행 버스를 탔는데 흔치
않은 광경을 보게 됐다.

버스회사 직원이 한 시각장애인을 부축, 버스에 올라 좌석에 앉혔다.

직원은 버스기사에게 그의 행선지를 말해 주고 내렸다.

버스는 빗속을 달려 이윽고 창원병원 앞에 닿았다.

버스기사는 장애인을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리게 한 뒤 택시를 잡아 태워
주고는 돌아 와 승객들에게 "시간을 지체해서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 버스기사의 이름은 차희성씨.

그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게 보였다.

나도 모르게 고마움이 배어났다.

"당연한 일"인데도 쉽게 지켜지지 않는 일이 아닌가.

정말 좋은 날이었다.

< 임춘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