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20세기를 이끈 경제학자들) 로널드 코스 <2>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991년 노벨위원회가 코스(Coase)를 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하면서 지목한
그의 업적은 1937년 논문 "기업의 본질"이었다.
이 논문은 스승의 가르침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코스는 런던경제학부에서 플랜트 교수로부터 "가격기구가 모든 필요한 조정
을 해준다"고 배웠다.
그러나 그는 플랜트의 이러한 생각과 자신이 관찰한 현실을 조화시킬 수
없었다.
"경영은 하나의 생산요소이다. 경영의 기능은 생산을 조정하는 것이다."
코스는 이처럼 경영의 역할과 고용인.피고용인 관계에 주목했다.
스승의 이론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코스의 분석은 가격기구의 조정기능이 기업 내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한 직원이 이 부서에서 저 부서로 이동한다면 이는 상대가격 변화에 대한
그의 반응이 아니라 지시에 대한 복종이다.
즉 가격기구가 아니라 조직이 생산을 조정한다.
기업 밖의 거래는 가격기구가 통제하고 기업 내의 거래는 조정자로서의
기업가가 통제한다는 사실은 코스로 하여금 세 가지 질문을 제기하게 했다.
"가격기구가 모든 필요한 조정을 해준다면 기업은 왜 필요한가" "모든
거래가 기업 내에서 조정될 수 있다면 시장거래는 왜 존재하는가" "기업과
시장의 경계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코스의 질문은 현학적이었지만 대답은
예리했다.
대답의 핵심은 거래비용이다.
시장에서 거래하려면 비용이 든다.
그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업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코스의 생각이었다.
가격을 알아내거나 알리려면 시간과 돈이 들고 가격을 정하기 위해 협상을
하고 계약을 맺는 데에도 마찬가지다.
물론 기업이 이런 비용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지만 크게 줄일 수는 있다.
고용계약의 예를 들어보자.
고용되는 사람이 각각의 업무를 어떻게 수행하고 얼마의 보수를 받는다는
식으로 계약이 맺어지지는 않는다.
고용계약은 장기적이고 일반적이며 자세한 업무내용과 방식은 기업가의
재량에 맡겨진다.
미래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모든 것을 미리 정할 수는 없으며 그럴 수
있더라도 많은 비용이 든다.
현실의 고용계약은 이같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모든 거래를 시장에서 하려면 많은 비용이 든다.
어떤 거래는 장기적이고 일반적인 계약으로 대체하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기업은 바로 이러한 계약의 집합체이다.
그리고 기업가는 이러한 계약을 통해 자원에 대한 재량권을 갖는다.
이것이 기업의 본질에 대한 코스의 분석이다.
코스의 질문과 대답이 모두 현학적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실제로 적지 않은 수의 경제학자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특히 거래비용은 측정될 수 없는 개념일 뿐만 아니라 그 정의가동어반복적
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렇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코스의 거래비용에 관한 정의와 기업의 본질에
관한 분석을 높이 평가하고 그의 개념과 분석을 기업연구에 적용했다.
기업의 소유지배구조가 최근 재벌과 관련돼 많이 논의되고 있다.
거래비용이론은 이 부문에서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금융과 산업의 관계를 포함한 금융제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고 평가할 때도
거래비용은 빈번히 사용되는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거래비용이론이 진화론과 결합해 논리적 비약 내지 동어반복적
주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신자유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재벌방임론에서 자주 발견된다.
거래비용이론의 남용이나 오용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 김진방 인하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jkim@inha.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
그의 업적은 1937년 논문 "기업의 본질"이었다.
이 논문은 스승의 가르침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코스는 런던경제학부에서 플랜트 교수로부터 "가격기구가 모든 필요한 조정
을 해준다"고 배웠다.
그러나 그는 플랜트의 이러한 생각과 자신이 관찰한 현실을 조화시킬 수
없었다.
"경영은 하나의 생산요소이다. 경영의 기능은 생산을 조정하는 것이다."
코스는 이처럼 경영의 역할과 고용인.피고용인 관계에 주목했다.
스승의 이론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코스의 분석은 가격기구의 조정기능이 기업 내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한 직원이 이 부서에서 저 부서로 이동한다면 이는 상대가격 변화에 대한
그의 반응이 아니라 지시에 대한 복종이다.
즉 가격기구가 아니라 조직이 생산을 조정한다.
기업 밖의 거래는 가격기구가 통제하고 기업 내의 거래는 조정자로서의
기업가가 통제한다는 사실은 코스로 하여금 세 가지 질문을 제기하게 했다.
"가격기구가 모든 필요한 조정을 해준다면 기업은 왜 필요한가" "모든
거래가 기업 내에서 조정될 수 있다면 시장거래는 왜 존재하는가" "기업과
시장의 경계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코스의 질문은 현학적이었지만 대답은
예리했다.
대답의 핵심은 거래비용이다.
시장에서 거래하려면 비용이 든다.
그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업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코스의 생각이었다.
가격을 알아내거나 알리려면 시간과 돈이 들고 가격을 정하기 위해 협상을
하고 계약을 맺는 데에도 마찬가지다.
물론 기업이 이런 비용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지만 크게 줄일 수는 있다.
고용계약의 예를 들어보자.
고용되는 사람이 각각의 업무를 어떻게 수행하고 얼마의 보수를 받는다는
식으로 계약이 맺어지지는 않는다.
고용계약은 장기적이고 일반적이며 자세한 업무내용과 방식은 기업가의
재량에 맡겨진다.
미래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모든 것을 미리 정할 수는 없으며 그럴 수
있더라도 많은 비용이 든다.
현실의 고용계약은 이같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모든 거래를 시장에서 하려면 많은 비용이 든다.
어떤 거래는 장기적이고 일반적인 계약으로 대체하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기업은 바로 이러한 계약의 집합체이다.
그리고 기업가는 이러한 계약을 통해 자원에 대한 재량권을 갖는다.
이것이 기업의 본질에 대한 코스의 분석이다.
코스의 질문과 대답이 모두 현학적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실제로 적지 않은 수의 경제학자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특히 거래비용은 측정될 수 없는 개념일 뿐만 아니라 그 정의가동어반복적
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렇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코스의 거래비용에 관한 정의와 기업의 본질에
관한 분석을 높이 평가하고 그의 개념과 분석을 기업연구에 적용했다.
기업의 소유지배구조가 최근 재벌과 관련돼 많이 논의되고 있다.
거래비용이론은 이 부문에서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금융과 산업의 관계를 포함한 금융제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고 평가할 때도
거래비용은 빈번히 사용되는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거래비용이론이 진화론과 결합해 논리적 비약 내지 동어반복적
주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신자유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재벌방임론에서 자주 발견된다.
거래비용이론의 남용이나 오용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 김진방 인하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jkim@inha.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