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1백80.78포인트 급락한 가운데 주식투자에
실패한 미국의 한 개인투자자가 총기를 난사, 가족과 증권사 직원을 포함해
모두 12명을 쏴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애틀랜타 경찰은 용의자 마크 바튼(44)이 이날 오후 3시께 애틀랜타
금융가인 벅헤드 지역의 시큐리티 센터 건물 3층에 있는 증권회사 올 테크
(All-tech) 투자그룹 사무실에 들어가 45구경과 9mm 등 2정의 권총을 마구
난사, 4명을 숨지게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후 길 건너 다른 증권회사로 가 총을 쏴 5명을 더 살해했다.

총격을 가한후 도주한 바튼은 애틀랜타 교외의 한 주유소에서 경찰에
포위되자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이날 희생자 중에는 재미교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애틀랜타 남쪽 50여km 떨어진 헨리 카운티의 스톡브리지에서
사살된 채로 발견된 여자 1명과 어린이 2명이 바튼의 부인과 자녀들로
보이며 이들은 수일전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 대변인은 증권회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데이 트레이딩(장중 매매
또는 초단기 주식투자)을 해 온 용의자가 투자손실에 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건물의 한 증권회사 간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용의자는 지난
4월까지 우리와 거래했으며 격분한 상태에서 사무실에 들어와 총을 난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튼은 평소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조용한 성격의 화학자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지난 93년 발생한 첫번째 부인과 장모의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

증권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는 주가가 사상 최고의 활황을 지속하는 가운데
터져 나와 증시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이후
3개월만에 일어난 것이다.

<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bjnyang@aol.com >

<> "데이 트레이딩"이란

시시각각 변하는 주가의 매매차익을 노려 하루에도 수십번씩 주식을 사고
파는 것.

컴퓨터로 온라인 증권망에 접속한 뒤 투자자가 순간적인 판단에 따라 주로
첨단산업분야의 주식이나 채권을 매매한다.

전자통신거래망(ECN)이 활성화돼 수시 투자.결제가 가능해지면서 크게
번성하고 있다.

데이 트레이딩을 하는 데이 트레이더(Day Trader)는 우선 데이 트레이딩
회사에 대개 5만달러이상을 예치, 계좌를 연 후 집이나 회사에서 단말기를
통해 주식을 거래한다.

현재 미국 개인투자자의 주식거래중 약 4분의 1이 데이 트레이딩이며
데이트레이더는 5백만명에 달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