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김현숙씨는 초등학생 아들에게 "아이찜"이란 상표의 가방을
사줬다.

개구장이는 가방을 무척 험하게 다뤘다.

방과후 책가방을 던져놓기 일쑤고 지퍼를 열 때도 망가질 정도로 힘껏
당겼다.

결국 지퍼가 고장났다.

고장의 절반은 아들의 책임이라고 여기면서도 방법이 없는지 찾아보러
인근 대리점을 찾았다.

깜짝 놀랐다.

아무 소리 없이 새 가방으로 바꿔주는 게 아닌가.

가방을 산 곳도 아닌데.

가방메이커 아이찜(대표 염태순)이 출시 1년여만에 쟁쟁한 외산을 물리치고
한국 최대 학생가방용 브랜드로 큰 데는 "라이프타임 개런티(평생 보증제)"
라는 전략이 적중한 덕분.

가방은 아이들이 거칠게 다루는 품목이라 1년 보증도 힘들다.

그런데 평생을 보증해준다.

모든 제품에는 이런 내용의 보증서가 발급된다.

아무 대리점에서나 교환해준다.

어떤 내용도 보증한다.

지퍼가 고장났건 멜빵이 끊어졌건.

각 대리점은 스타일별로 5개정도의 여분을 준비하고 있다.

교환분은 본사가 책임진다.

대리점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

만일 교환을 거부하는 대리점이 발견되면 본사는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한다.

평생보증제를 실시할 수 있는 것은 품질에 자신이 있기 때문.

아이찜은 모기업인 가나안을 통해 고급소재로 가장 튼튼히 가방을 만드는
노하우를 15년동안 쌓아왔다.

연간 수출액이 6천만달러가 넘을 정도로 생산규모도 크다.

판매된 가방중 교환을 요청한 비율은 1만개중 10개를 밑돈다고 밝힌다.

애프터서비스를 희망한 제품중 공장의 잘못은 20~30%선에 머물고 있다.

나머지는 유통과정에서 오염됐거나 사용자의 실수 때문에 생긴 것.

아이찜은올 매출을 3백억원으로 50억원이나 상향조정할 정도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