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에 던져진 최대 화두는 구조조정이다.

대부분 상장기업들이 인원 감축및 임금 삭감을 통한 다운사이징과 부채축소
(De-Leverage) 과정을 겪었다.

뼈와 살을 도려내는 구조조정의 덕으로 올해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1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단군이래 최대 기록이란 말까지 나온다.

순익증가로 이어진 구조조정은 두말할 나위없이 주가상승의 커다란 원동력
이다.

하지만 구조조정은 살아있는 기업에 해당하는 말이다.

부도를 내고 쓰러졌거나 법정관리 화의 워크아웃 등을 겪고 있는 기업에는
이런 말조차도 쓰기 힘들다.

피부로 느끼는 아픔은 크지만 대접은 그보다 훨씬 가혹하다.

법정관리 화의 워크아웃 등을 겪고 있는 상장회사는 모두 관리종목에
편입돼 있다.

이들 종목은 거래도 30분에 한번으로 제한된다.

온전한 주식으로 대접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투자자들의 관심권 밖에 머물던 법정관리 화의 워크아웃등을 겪고
있는 종목에도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엄청난 자구노력을 통해 몸집을 가볍게 한데다 기업구조조정을 돕는 지원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제이앤피캐피탈 코미트창업투자 한국종합기술금융 한국기술투자 등이 M&A
(기업인수합병)펀드나 벌처펀드를 잇따라 판매하고 있다.

이들 펀드는 주로 법정관리 화의 워크아웃을 겪는 기업 가운데 우량한
회사에 투자한다.

기술력이나 마케팅 능력은 있는데 운영자금이 없어 부도를 낸 회사들은
외부자금이 조금만 유입돼도 금세 소생할 수 있다.

M&A펀드나 벌처펀드는 바로 이런 기업들을 찾아 투자한 뒤 높은 수익을
내는게 목적이다.

최근들어 관리종목 가운데 일부 종목들이 연일 상한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이와 관련이 깊다.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이 M&A펀드의 투자대상이 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
하다.

그러나 이런 펀드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공표돼 있다.

정보통신 자동차부품 정밀화학 반도체업종이 그런 것들이다.

이런 업종에 포함돼 있는 종목을 유의깊게 살펴보면 의외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