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업체 선두주자인 (주)대교는 작년에 매출액 6천억원을 돌파했다.

재계순위 3백위 안에 너끈히 드는 실적이다.

이 회사의 지난 92년 매출은 1천4백억원이었다.

대교의 초고속 성장은 이 업계에서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지난 91년 유아교육업체로 출발한 한솔은 8년만에 4백배 성장신화를 만들어
냈다.

91년 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 회사는 98년 매출액 1천2백억원의 중견기업
으로 성장했다.

그만큼 학습지시장은 최근 몇년간 급팽창되어 왔다.

학습지뿐만이 아니다.

정보통신기술을 가르치는 삼성멀티켐퍼스, 쌍용정보통신교육원 등에는
고가의 수강료를 납부하고 강의를 들으려는 수강생들로 넘쳐난다.

시사영어학원 등도 수천명의 수강생이 몰려들고 있다.

보습, 예능, 어학을 가르치는 학원은 이미 6~7만개가 난립해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교육서비스 산업은 공교육의 틈바구니에서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흔히 교육사업은 신지식기반 산업으로 분류된다.

미국의 학자인 벨은 그의 저서 "후 산업사회의 도래"라는 저서에서 지식과
정보관련 산업을 제5차산업으로 구분했다.

KDI도 미래의 주도 산업은 1차산업에서 4차산업으로 점차 변해가면서
지식.정보산업을 가장 고도화된 4차산업으로 규정했다.

그만큼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며 고용창출이 높다는 것이다.

<> 현황 =우리 사회는 교육에대한 남다른 열기를 가지고 있다.

60년대이후 고도성장을 이룰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교육열 덕분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교육산업은 공교육에 눌려 틈새시장 정도로 치부됐었다.

최근들어 공교육의 한계를 민간이 주도하는 사교육으로 보완하려는 움직임이
공식화되면서 대형업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교육비는 74조8천억원.

1년치 정부예산과 맞먹는 규모다.

이중 국가교육체계내에서 이루어지는 공교육비를 빼면 29조원 가량이
사교육비로 지출되고 있다.

특히 과외 입시학원 학습지 등 방과후 교육활동에 지출되는 비용만도
14조2천억원에 달한다.

다소 개념의 차이는 있지만 산업연구원(KIET)이 우리나라의 교육서비스업의
99년 시장규모를 30조1천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수치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교육산업의 파급효과까지 고려한다면 실질적인 규모는 이보다
수배에 달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단국대 김태기 교수는 "교육산업이 교육기자재산업, 정보서비스산업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크고 고용창출효과도 막대하다"고 말했다.

<> 문제점 =우리나라의 교육산업은 여전히 규제에 신음하고 있다.

공기업과 사교육의 자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동떨어져
있다.

여전히 불법과외와 판을 치고 학원들은 진입규제 장벽에 막혀 경쟁을
제한받고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학(원)생을 제외하고는 불법과외로 규정되어 있는
개인교습을 양성화.자율화하여 과외비용의 하락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일본과 같이 개인교습을 일종의 자영업과 같이 원하는 사람(현직 교육자
제외)은 누구나 할 수 있도록 정부규제를 철폐할 필요가 있는 지적이다.

학원강사의 자격요건과 시설기준에 대한 규제 등 학원운영에 관한 정부의
직.간접적 규제도 철폐대상이다.

대학생들의 파트타임 학원강사 취업을 허용해 학원 수강료의 하락을 유도
하고 학원간 경쟁을 촉진해 학원수강료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직업훈련에 대해서는 훈련을 촉진할수 있는 다양한 지원제도도 필요
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교육훈련산업이 전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 교육훈련을
양성하기 위한 특별법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전망 =미국에서 발간된 "21세기 직업능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1996년~2006년 사이에 노동시장의 평균 고용증가율이 1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중 학사학위자는 25%, 전문대 출신 22%, 박사학위자
19%, 석사학위자 15%의 고용증가가 예측된다는 것이다.

즉, 지식기반산업화에 따라 고등교육을 받고 전문성을 갖춘 노동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추세에 예외는 아니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교육서비스산업은 오는 2003년까지
43조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매년 8.6%의 고성장이 지속되는 셈이다.

고용창출 측면에서도 매년 1만명이상의 신규 인력수요를 만들어내 향후
5년간 6만여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장창원 박사는 "96년의 경우 우리나라 인적자본투자
수익률은 고교졸업자 8.9%, 전문대졸업자 12.5%, 대졸이상 직업인 16.2%를
나타냈다"며 "당시 시장이자율 11.9%에 비교하면 고학력자에 대한 인적투자의
수익률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도움말 주신분 : 김태기 단국대교수,
장창원 직업능력개발원 노동시장분석실장,
장석민 직업능력개발원 정책연구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