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들이 수입의약품의 의료보험약가 등재 실시를 앞두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MSD 한국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등재마감일인 이날까지 한 품목도 의보약가등재를 신청하지 않았다.

의보약가등재는 제약사들이 의료보험을 적용받기 위해 특정가격으로 제품을
등록하는 것.

이들 다국적업체들은 그동안 의료보험 임의급여로 받아온 약값에서 33~35%
인하된 수준으로 새롭게 의보약가가 책정될 경우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미국무역대표부(USTR) 등의 요구에 따라 한국정부가 시한에
임박해 졸속으로 수입약가 인하등재를 추진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의보약가등재를 거부하고 있는 수입약은 <>시장독점적 전문치료제
<>자사매출액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 <>외국과 한국의 약값차이가
너무 커서 국제적 비난을 받을수 있는 품목 등이다.

한국노바티스의 이식환자용 면역억제제 "산디문-뉴오랄"의 경우 연간
2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이 회사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약은 이식환자가 매일 복용해야 하는 필수약으로 노바티스가 국내외
시장이 90%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번에 이 제품의 1백mg 1정당 수입의보약가를 종전 8천원에서
국산인 종근당의 "사이폴-엔" 수준인 5천2백원으로 낮춰 책정했다.

한국노바티스측은 값이 너무 낮아 타격이 심하다며 지난 9일 아태지역
총괄사장이 내한해 비상회의를 벌일 정도였다.

국내 중견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등재를 거부하고 있는 수입약중 상당수가
특허가 만료됐고 이미 국산모방제품이 나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과거의
관행에 비춰 높은 의료보험약가를 받으려는 것은 억지"라며 다국적업체의
주장을 반박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미국제약협회 등으로부터 간접적인 통상압력을 느끼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독점적 품목이라해서 높은 가격으로 등재해 주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