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부동산은 수급상황과 해당 자산의 기대수익률에 따라 상호 대체투자
관계를 보인다.

과거 주가와 부동산가격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검증해보면 주가와 부동산가격
두 변수 사이에는 선.후행성과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가는 실물경기 변동의 전환점에 6개월 내지 9개월 선행하고 부동산경기는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부동산경기는 주가에 1년반 정도의 시차를 두고 움직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가격은 실물경기가 회복의 초기국면에 있을 때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오히려 경기가 정점을 지나면서 상승이 본격화되고 하강국면에 들어설
때 더욱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부동산경기는 확장국면에 비해 수축기간이 훨씬 짧아 실물경기가 저점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빠른 속도로 수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첫째 경제성장효과를 통해
나타난다.

부동산시장과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실물경기가 상승국면에 들어서 경제가
성장할 경우 부동산 및 부동산서비스에 대한 수요증가로 거래가 증가하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부동산경기는 활기를 띠게 된다.

기업의 경우 실물경기가 상승국면에 들어서 매출이 증가하고 경영성과가
호전되면 기업활동에 필요한 토지 및 건물수요를 늘리게 된다.

또 경기전망이 밝아지면서 미래의 수요증가에 대비한 설비투자용과 업무용
토지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사무실 임대 등 부동산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시킨다.

가계의 경우는 실물경기가 호전되면 고용사정 개선, 임금상승 등으로 소득이
증가해 주거공간에 대한 수요를 늘린다.

아파트 분양이 활기를 띠면서 건설업체들의 주거용 토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부동산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또 경기가 호전되면 자영업자들의 사무실.점포 임대수요 등 부동산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되고 이는 임대수익률을 끌어올려 상업용 또는 업무용
건물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킨다.

결국 실물경기는 시차를 두고 부동산에 대한 구매력을 변화시키고 이것이
부동산에 대한 유효수요를 움직여 부동산경기를 변동시킨다.

둘째 주가가 유동성효과를 통해 부동산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다.

주식시장이 팽창해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시차를 두고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부동산경기를 부추기게 된다.

과거 총통화와 지가변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해보면 총통화가 증가할
경우 그 당시는 물론 일정한 시차를 두고 지속적으로 지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동성은 정부의 통화금융정책 기조와 직결되는 것으로서 유동성이 풍부해
지면 금리가 떨어지고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자금여력이 많아
부동산경기를 자극한다.

70년대말, 80년대말과 같이 부동산경기가 호황을 보였을 때 예외없이
시중에는 유동성이 풍부했다.

따라서 최근 주식시장의 활기가 부동산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여부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실물경기 회복 정도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실물경기의 뚜렷한 회복세가 뒷받침되지 않은채 단순히 유동성 효과의 결과
라면 과거 주가와 부동산가격의 선.후행성 및 인과관계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올해 우리 경제가 5% 이상 성장하더라도 재고효과 등 기술적인
반등요인을 제거하면 수요견인에 의한 성장률은 3%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주식시장의 활기가 유동성효과에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실물경기
회복으로 연결된다면 두 변수간 선.후행 시차를 고려할 때 부동산경기도
내년 상반기부터 견고한 회복국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파급효과는 부동산시장의 수급상황,경제성장단계 등에 따라 과거와
차이가 날 것이다.

국내경기 제6순환기의 확장국면인 94~95년에도 주가는 반도체경기 호황으로
1,1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활황세를 보였으나 그후 주택.토지가격은 미미한
반등에 그친 바 있다.

현재는 주택보급률이 높아져 연간 평균 주택수요가 더욱 둔화되고 있고
과잉투자로 기업의 부동산 수요도 예전 같지 않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도 5~6% 내외의 중성장 기조로 전환되고 있어 과거
고도 성장기와 같은 왕성한 부동산수요나 그에 따른 높은 부동산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 김성식 LG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sskim@erinet.lgr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