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

그는 이중섭 박수근과 함께 현대 우리화단을 이끌어온 대표적 서양화가로
꼽힌다.

일본 제국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그는 덕수상업학교와 서울대등에서
잠시 교편생활을 한후 전업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한곳에 머물지 못했던 그는 덕소 명륜동 수안보 마북리 등으로 여러차례
이사를 하며 그림에 대한 자신의 뜨거운 열정을 붙태웠다.

그러나 폭주로 유명한 그는 많은 시간을 술과 씨름하며 자신의 내면적
외로움을 달래기도 했다.

장욱진 회고전이 15일부터 서울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70년대 중반이후에 제작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출품작은 어린이와 나무 집 새등을 소재로 한 1백여점.

그의 작품은 단순 명쾌하게 표현돼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평을
받는다.

많은 작품속에 자연의 세계와 천진무구한 동심의 세계가 담겨있다.

그림마다 거의 빠짐없이 해와 달이 떠있고 아이가 등장하고 희소식을
전해준다는 까치가 나타난다.

이러한 소재들은 회색빛 도시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특히 화면 곳곳에 무수히 나타나는 집은 전원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그가 살았던 집에서부터 살고싶은 집,그동안 보았던 집까지 다양한 모습을
목가적 풍경과 함께 담고 있다.

양옥도 세우고 한옥도 짓고 정자도 모으고 절도 봉안했다.

그의 화명을 세상에 떨치게한 "공기놀이"(1938년)는 작가자신이 살던 한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가 집을 소재로 즐겨 삼는 이유는 집이 단순한 잠자리가 아니라 일터이자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잠시 서울대 미대교수로 지낼때도 그림만은 꼭 집안에서 그릴 정도였다.

실제로 그는 이곳저곳으로 이사를 다니며 여러채의 집을 지었고 꾸몄다.

그의 그림에는 집못지 않게 어린이가 많이 등장한다.

어린이를 좋아한 때문이다.

김형국 서울대 환경대학원교수는 "장욱진의 그림은 고졸하고 단순하다.

단순함은 그림의 시작이자 끝이다.

그래서 아이들도 좋아하고 그림에 일가견이 있는 어른들도 애호한다"고
평했다.

한편 갤러리현대는 전시기간중 부대행사로 <>장욱진의 그림한평생(김형국
교수) <>나의 아버지 장욱진(장경수) <>나의스승 장욱진 등을 주제로 특강을
실시한다.

어린이그림잔치 어린이글잔치 토요음악회 등도 개최한다.

(02)734-8215, 6111

< 윤기설 기자 upy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