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핸즈프리전화기'' / YTC텔레콤 ]

와이티씨텔레콤(대표 지영천)은 97년초 직원 4명으로 창업한 벤처기업.

창업초기 교육용 컴퓨터 교육장치를 개발, 주로 학교 멀티미디어 교실용으로
공급했으나 그해 말 환란이 닥치면서 교육예산 삭감으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회사측은 부가가치가 높은 아이템을 찾던 중 성장가능성이 예견됐던
무선호출기 단말기의 개발에 착수했다.

수신과 발신이 가능한 삐삐 개발에 몰두하던 중 이런 제품이 이미 해외에
특허등록된 것을 확인하고 포기했다.

그 대안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회사 설립초 손댔다 중단했던
초소형 이어마이크식 핸즈프리 전화기(일명 사오정전화기)다.

이 핸즈프리 전화기는 한 직원이 컴퓨터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동료직원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아이디어만으로 상품화한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디자인 금형 및 생산업체 선정, 부품 공급업체 물색 등 모두 처음하는
일이라 서투르기만 했다.

회사에서 숙식하다시피 한 지 6개월.

부순 전화기만도 2백여개나 됐다.

마침내 시제품이 완성됐을 때 다들 눈물로써 환호성을 대신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전화기를 개발했구나"

그러나 이내 마이크의 감도가 떨어지는 또다른 문제가 생겨났다.

수천 개의 이어폰을 꺾어버린 끝에 고감도의 이어폰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디자인은 산업디자인진흥원의 협조를 얻었고 광고모델은 인기상승세를 타던
가수 유승준을 택했다.

제품 출시 시점에서는 유통이 걱정거리였다.

기존 방식을 탈피해 새로운 유통망을 갖추기로 했다.

제품을 주면서 현금을 받는 독자적인 취급점을 개척하기 시작한 것.

제품에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언론에서 이 신기한 전화기를 보도하면서 제품 인지도가 급격히 높아져
판매가 급증했다.

회사 성장성을 보고 청호컴퓨터와 창투사인 대신개발금융이 투자제의를 해와
받아들였다.

수출에도 나서 첫번째로 일본 후지쓰사를 노크했다.

샘플을 본 다른 경쟁자가 나타나자 후지쓰는 5만달러를 먼저 입급시킨 후
최종 선정됐다.

이 제품은 니혼TV의 프로그램에서 히트예감 상품 1위에 선정되는 등 주목을
끌었다.

미국시장은 종합상사와 인터넷을 활용해 개척해갔다.

미국에서도 일반 핸즈프리 전화기에 비해서도 훨씬 작고 가격이 3분의1
수준으로 경쟁력이 높아 인기를 끌었다.

< 문병환 기자 moon@ >

[ 사업모토 ]

이 회사의 사업 슬로건은 "아이디어와 첨단기술의 조화" "작은 것이
아름답다"이다.

한 직원이 전화기 크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듯이 다른 시각과 다른
관념에서 사물을 재조명하는 능력을 이 회사는 중요한 자산으로 삼고있다.

이런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연결하기 위해선 기술력을 갖춰야 하는 만큼
연구개발에도 매출의 20%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

하반기중 사오정전화기보다는 약간 크지만 자동응답기능 등 몇가지 기능을
내장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작지만 좋은 제품, 작지만 강한 기업을 표방하는 이 회사는 앞으로도
연구개발 전문 기업으로 남을 방침이다.

관련 업체간 철저한 역할분담과 아웃소싱 전략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