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중 수출액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1백30억달러를 기록함으로써
올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가 1백20억달러를 넘어 섰지만 수입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아 올해 무역수지 흑자목표 2백50억달러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원화강세 추세에 따른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 저하 및 수출채산성
악화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하반기 수출전망이 매우 불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늦기 전에 정책당국은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하반기 수출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보는 까닭은 두가지다.

하나는 최근의 수출증가세가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만 쏠려 있고
철강 석유화학 등은 수입규제가 강화된 탓에 각각 큰 폭의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는 등 "품목별 양극화 현상"이 심하기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원화강세
지속으로 인해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출채산성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3일 발표한 "6월중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는 5월보다 1.9% 떨어져 3개월째 하락세가 계속됐는데 수출물가가
떨어진 까닭은 반도체 무선전화기 모니터 등의 가격경쟁 심화 탓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수출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달러표시 수출가격과 수입가격의 비율인
순상품 교역조건이 지난 98년을 100으로 볼때 지난 4월 현재 97.4로
악화됐다.

수출단가 하락을 수출물량 증대로 보완하다 보니 수출단가와 수출물량을
함께 고려한 소득교역조건은 4월 현재 113.1을 기록하고 있다.

수출채산성 악화는 수출단가 하락과 동시에 원화강세가 겹쳐 더욱 심해졌다.

무역협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달러당 1천2백40원대를 유지해야 수출채산성
이 맞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상대국의 소득변화나 수출제품의 원가절감이 없다면 적자수출을 피할 수
없는 셈이다.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는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원화절상에
따른 가격인상 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료에 따르면 실질환율이 10% 절상됐을 경우 우리의 수출채산성은
단기적으로 8.5%, 장기적으로 5.8% 악화되는데 비해 일본은 단기적으로 6.5%,
장기적으로 3.9%에 그쳐 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차이를 좁히려면 중.장기적으로 우리 제품의 비가격경쟁력 열세,
달러 일변도의 무역대금 결제관행 등을 꾸준히 시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원화절상 압력을 완화시키는 외환수급 개선대책을 시행해야
함은 물론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