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들이 급속한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기존 유통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출범한지 5년도 안된 인터넷 서점 아마존(www.amazon.com)이 단 하나의
사이버 점포로 1천개가 넘는 점포를 갖고 있는 미국 최대의 서점체인
반스앤노블을 뒤흔들고 있다.

사이버 장난감 가게 e토이스(www.etoys.com)는 장난감 유통업계의 거구
토이즈러스(Toys''R''Us)에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

기존 유통업체들은 누구나 "지금이라도 뛰어들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머뭇거리지 않을 수 없다.

컴퓨터에서부터 성인용품까지 팔만한 물건은 이미 사이버 쇼핑몰에 다 판이
차려져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온라인 쇼핑객들에게 새로운 홈페이지를 알리는 것도 몹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기존 관념을 뒤집는 새로운 분석이 나와 기존 유통업계를
희망에 들뜨게 하고 있다.

"오랫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온 재래 유통업체들이 새내기 인터넷 쇼핑몰
업체보다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미국 시장조사 회사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내놓은 보고서 "이커머스펄스
(ecommercePulse)"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을 찾는 소비자의 40%가 전체
13개 주요 쇼핑몰 가운데 12개의 이름을 전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쇼핑몰 한두곳을 빼고는 금방 이름을 떠올리는 다른
쇼핑몰이 없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를 맡은 벤 블랙씨는 "이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초기단계에 있어
앞으로 이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에 열중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사람들의 시각과
일반 소비자들의 의식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알 수 있는 조사결과"
로 평가했다.

재래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회사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도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걸 뜻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 전자상거래 연구 프로그램
공동책임자 에릭 브린졸프슨은 "온라인서점등 일부를 제외하면 뚜렷한 대표
주자가 없다는 사실은 최근 전자상거래에 발을 들여놓은 재래 유통업체들에는
반가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인터넷세계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경쟁은 이제부터
라는 얘기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을 이용해 실제로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비중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책의 경우 최근 한달사이 인터넷 서점을 방문했다는 응답자는 조사대상의
41%에 달했다.

그러나 온라인 매장에서 책을 실제로 산 소비자는 9%에 그쳤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4월 한달동안 온라인 매장에서 한번이라도 물건을
샀다는 소비자는 22.6% 수준이었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