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미술품 사재기..이종구 <생산기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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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구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cklee@kitech.re.kr >
지난 96년 10월의 일이다.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조선왕조가 사용하던 철화용문 백자항아리 1점이
동양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미화 8백42만 달러에 팔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우리 조상들이 만든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성가가
높았지만, 동양 미술품 가운데 최고가를 경신하였다는 외신보도는 우리에게
문화민족으로서의 자부심을 다시 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
그 후 한국미술품은 아주 잠깐동안만 인기를 누렸을 뿐,지난 97년11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세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한국에서도 경기불황을 맞아 문화 욕구가 시들해졌다.
한국의 미술품 시장도 국내 경제상황과 동행했던 것이다.
화랑이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심지어는 음식점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의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우리의 미술품 시장은 오랜 겨울잠
에서 깨어나는 모습이다.
지난달 로댕의 "지옥의 문"과 "칼레의 시민"을 전시할 로댕 갤러리가
세계에서 8번째로 문을 열었는가 하면, 신진작가 중심으로 전시회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미술계에서도 경기회복과 문화창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가 손에 잡힐 듯이
다가온 것이다.
다만 미술애호가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있다면 일부 계층에서 미술품
을 사재기의 대상으로 삼아 물의를 빚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의 환희와 격정 때로는 고뇌와 고통이 담긴 우수 미술품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여야 할 문화적 재산이다.
그러므로 미술품이 돈 많은 사람들의 재테크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특히 기업자금이 엉뚱하게 미술품 사재기에 쓰이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기업은 자금여력이 있으면 기술개발이나 유망 신규사업 발굴에 힘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온 국민이 염원하는 IMF 조기졸업은 "그림의 떡"처럼
볼품이 없는 정물화가 될지도 모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
지난 96년 10월의 일이다.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조선왕조가 사용하던 철화용문 백자항아리 1점이
동양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미화 8백42만 달러에 팔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우리 조상들이 만든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성가가
높았지만, 동양 미술품 가운데 최고가를 경신하였다는 외신보도는 우리에게
문화민족으로서의 자부심을 다시 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
그 후 한국미술품은 아주 잠깐동안만 인기를 누렸을 뿐,지난 97년11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세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한국에서도 경기불황을 맞아 문화 욕구가 시들해졌다.
한국의 미술품 시장도 국내 경제상황과 동행했던 것이다.
화랑이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심지어는 음식점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의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우리의 미술품 시장은 오랜 겨울잠
에서 깨어나는 모습이다.
지난달 로댕의 "지옥의 문"과 "칼레의 시민"을 전시할 로댕 갤러리가
세계에서 8번째로 문을 열었는가 하면, 신진작가 중심으로 전시회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미술계에서도 경기회복과 문화창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가 손에 잡힐 듯이
다가온 것이다.
다만 미술애호가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있다면 일부 계층에서 미술품
을 사재기의 대상으로 삼아 물의를 빚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의 환희와 격정 때로는 고뇌와 고통이 담긴 우수 미술품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여야 할 문화적 재산이다.
그러므로 미술품이 돈 많은 사람들의 재테크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특히 기업자금이 엉뚱하게 미술품 사재기에 쓰이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기업은 자금여력이 있으면 기술개발이나 유망 신규사업 발굴에 힘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온 국민이 염원하는 IMF 조기졸업은 "그림의 떡"처럼
볼품이 없는 정물화가 될지도 모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