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재테크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들은 CP(기업어음)를 발행, 자금을 조달하고 이 돈으로 투신사 수익증권
을 사는 기법을 주로 쓰고 있다.

한국은행은 28일 "1.4분기 자금순환동향"을 발표, 기업들이 39조7천억원의
자금을 끌어다 썼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작년 4.4분기에 9조3천억원을 순상환했지만 신용경색현상이
풀리며 자금조달을 늘렸다.

구체적으론 은행 등에서 8조2천억원을 빌렸으며 CP발행으로 20조8천억원,
유상증자로 6조원을 마련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선 3조1천억원을 조달했으며 해외에서도 1천억원을
끌어 왔다.

이에따라 기업부채는 8백11조8천억원으로 98년말(7백77조9천억원)에 비해
33조9천억원(4.5%) 증가했다.

기업들은 1.4분기중 조달한 자금의 절반이상(22조8천억원)을 금융자산으로
운용했다.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작년 4.4분에 11조4천억원어치의 금융자산을 처분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업들은 특히 주식활황을 이용, 투신사 수익증권을 사는데 열을 올렸다.

매입규모가 9조9천억원에 이른다.

그 결과 기업들의 3월말현재 수익증권 보유잔액은 29조7천억원에 달했다.

또 기업들은 1.4분기중 2조5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는등 금융자산 투자의
절반이상을 주식관련 상품에 돌렸다.

정정호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업들의 금융자산 운용은 수익성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어 불합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그러나 금융시장을 교란하고
과열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개인들도 작년 4.4분기에 5조9천억원을 순상환했으나 지난 1.4분기에는
5천7백억원을 순조달했다.

개인들은 은행에서 2조9천3백억원을 빌린 반면 제2금융기관에선
1조2천5백억원을 갚았다.

개인들의 자금운용규모는 16조5천억원으로 작년 4.4분기(11조6천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11조6천억원이 주식관련 상품에 투자됐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