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와 전자신문사가 공동주최하고 VFX디지털영상원(대표 이선임)
과 애니메이션컨설턴트코리아(대표 박영미)가 공동주관한 "디지털 이미지
월드 1999"가 지난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렸다.

< 본지 6월18일자 1면 참조 >

ILM 픽사(PISAR) PDI 등 세계적인 디지털 영상기술 업체들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이번 행사에선 최첨단 특수효과 및 애니메이션 기법이 소개됐다.

이 국제세미나를 계기로 한국 영화계에도 특수효과 기법이 본격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영상산업의 수준을 몇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을 평가되는 이번
행사 결과를 정리한다.

< 편집자 >

-----------------------------------------------------------------------

[ 참석자 ]

<>소냐 셰넌:프랫대학교 및 스쿨오브비주얼아트 대학원 컴퓨터그래픽스
교수 역임. 아트웨어 부사장
<>스티브 몰린:ILM 기술총감독
<>커트 플레이셔:PIXAR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컴퓨테이션 박사)
<>폴 왱:PDI기술감독(컴퓨터 그래픽스 책임자)

-----------------------------------------------------------------------

-컴퓨터 그래픽(CG)으로 과거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영상분야에서 "혁명적인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소냐 셰넌 =그렇습니다.

영상분야에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먼저 컴퓨터 그래픽은 크게 순수CG애니메이션과 응용CG애니메이션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순수애니메이션은 "토이스토리"나 "벅스라이프"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3차원
CG기술만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말합니다.

반면 응용애니메이션은 "스타워즈 에피소드I"이나 "쥬라기공원"처럼 실사
영화에 CG기술이 이용된 것이죠.

<>스티브 몰린 =제가 맡고 있는 컴퓨터애니메이션은 영화속에 CG를 이용해
특수시각효과를 구현하는 겁니다.

과거엔 모형을 제작하는 등 일일이 손으로 해야했던 작업이나 전혀 불가능
했던 장면들을 이젠 컴퓨터라는 "도구"로 손쉽게 창조해 낼 수 있는거죠.

<>커트 플레이셔 =애니메이션은 결국 지금까지 전혀 보지 못했던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지요.

무대장치부터 배경, 등장인물, 그 밖의 모든 세계를 CG로 만드는 겁니다.

-현재 CG애니메이션의 세계적 추세는 어떻습니까.

<>몰린 =몇년전만 해도 CG로 무언가를 만들었다면 그 자체로 굉장한 이야기
거리였죠.

하지만 지금은 컴퓨터를 이용해 뭘 했다는 것이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습니다.

컴퓨터는 단지 영화속 이미지를 창조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입니다.

중요한 건 완성된 영화 작품이니까요.

<>셰넌 =하지만 CG만의 영역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봅니다.

인간의 상상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장르라고 할까요.

영화라는 장르는 하나의 긴 스펙트럼입니다.

한 쪽 끝에는 전혀 CG를 사용하지 않은 영화가 있습니다.

컴퓨터기술을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완성도 높은 작품이 존재하지
않습니까.

반면 다른 극단에는 "토이스토리"같이 CG기술만을 갖고 만든 영화가 서있죠.

이 장르는 이전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의 창조를 가능케
합니다.

결국 우리는 환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죠.

-현재 CG의 수준은 어느 정도까지 와 있습니까.

<>몰린 =아마 몇년 후면 실제 배우와 구별할 수 없는 인물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한 화면에 진짜 배우와 컴퓨터로 합성한 인물이 등장해도 누가 진짜 사람
인지 구분 못하는 시대가 온다는 거죠.

<>폴 왱 =굳이 합성인간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을까요.

현재 CG는 우리에게 낯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내는 목적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술이 발달하면 인간도 CG로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설령 완벽한 합성인간을 만들어낸다 해도 실제 "인간"배우에게서
느낄 수 있는 흡인력은 표현하지 못할 것입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며 CG는 어디에 자리잡고 있다고
보십니까.

<>플레이셔 =성공적인 영화를 위해서는 기획 투자 마케팅 등 모든 것이 다
필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스토리입니다.

결국 우리가 보는 것은 완성된 이야기니까요.

<>왱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스토리입니다.

CG에 대한 입장도 플레이셔와 같습니다.

단지 CG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다고 덧붙이고 싶군요.

끝을 알 수 없는 여행이랄까요.

대중들의 요구는 점점 높아갑니다.

갈수록 더 많은 것을 원하죠.

제작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창조성엔 한계가 없으니까요.

언제나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고 이를 CG로 구현하려는거죠.

결국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받습니다.

아주 창조적인 도전, 끝을 알수 없는 도전을요.

<>몰린 =CG는 어디까지나 줄거리를 도와주기 위한 겁니다.

제작자의 원래 의도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내기 위한 많은 "수단"중에
하나라는 말이죠.

현재 CG가 많이 쓰이는 이유는 이전에 엄청난 수작업을 통해서만 가능했던
일들을 더 쉽고 적은 비용을 들여 구현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불가능했던 장면을 나타낼 수 있음은 물론이고요.

-한국CG산업 발달을 위해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왱 =무엇보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사람, 원하는 특수효과를 구현해 낼 수 있는 기술,
그리고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시장 모두가 제대로 갖춰져야 합니다.

<>몰린 =전문인력 양성도 중요합니다.

또 인재를 기르면 이들이 국내시장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겠죠.

국내에서 일할 자리가 없어서 해외로 나가면 결국 그 나라의 산업발달은
힘들어질테니까요.

<>셰넌 =처음부터 영화산업에 뛰어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좀 더 작은 분야, 즉 CF나 게임같은 부분에서 먼저 확실한 CG기술을 익히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자금면에서도 훨씬 부담이 적을테니까요.

가까운 일본과 제휴를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군요.

비슷한 문화와 정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출하기에도 훨씬 유리할
것 같습니다.

- CG산업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요.


<>몰린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단지 영화나 CF에서만이 아니라 인터넷이나 게임, 심지어 자동차나 현금
자동인출기 등 어디에서도 CG로 만든 이미지를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 진행.정리= 이방실 기자 smil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