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교육의 민주화"를 가능케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부여해 준다.

아프리카 현장학습에 참가하고 싶은 중학생은 복잡한 루트를 거치지 않고도
인터넷을 이용해 등록할 수 있다.

기혼 직장여성이 가정.회사일을 하면서 가상대학을 통해 석사학위를 딸
수도 있다.

시간에 쫓기는 회사원들이 따로 어디를 갈 필요없이 개인용컴퓨터(PC) 앞에
앉아 첨단정보기술 코스를 듣는 것도 가능하다.

인터넷 등장으로 교육 전반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 것이다.

<> 인터넷 교육의 필요성 =평생교육이 실현되고 있는 현시대는 교육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다.

하지만 그만큼 교육 비용이 비싸지고 교육받을 기회를 얻기 힘들어진
측면도 있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 대학교는 주간수업 학기제 기숙사제도 학생교내주차금지
등 비슷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오늘날 고등교육 인구의 50%에 해당하는 6백10만명에 달하는
성인 학생들에게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것이다.

지난 20년새 교육비용도 5배나 올랐다.

이는 물가상승률이나 소득증가률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현재 미국 4년제 대학의 등록금을 포함한 총학비는 연간 3만달러에 이른다.

그런데 첨단기술의 도움으로 이러한 시스템이 "민주적"으로 바뀔 수 있게
됐다.

인터넷 비디오컨퍼런싱 위성통신시스템 등 각종 첨단기술을 이용한 분산학습
(Distributed Learning)은 수업료를 절감케 하고 지리적인 장벽을 넘어
교육인구를 전세계로 확대할 수 있게 만들었다.

몇 년전부터 기존수업의 장점과 첨단 기술을 결합한 교육과정개발 붐을
이루고 있다.

지난 98년 미국내 2년제와 4년제 대학의 분산학습과정에 등록한 학생수는
71만명에 달했다.

앞으로도 해마다 평균 33%씩 늘어 2002년에는 2백23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또 4년제 대학의 84%, 2년제 전문대학의 85%가 분산학습 과정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98년에 비해 각각 62%와 58%가 증가한 수치다.

<> 고등교육의 새로운 장 =세계적으로도 내로라 하는 대학들이 이런 추세에
가담해 새로운 교육과정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스탠포드대는 지난 가을 전기공학 석사 과정에 오디오.비디오를 이용한
인터넷 수업을 개설했다.

하바드대도 인터넷에 디지털 기술로 녹화된 컴퓨터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펜실베니아대학 경영대학원인 워튼스쿨은 칼리버학습네트워크와 공동으로
양방향 위성방송을 이용해 최고경영자 수업을 하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프로그램은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원의 "글로벌 경영자
MBA" 과정.

이 과정은 거의 첨단기술네트워크만을 이용해 학위를 딸 수 있는 프로그램
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상대학은 인터넷상에만 존재하는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이다.

공인된 첫 인터넷 가상대학은 지난 3월 미국정부기관 승인을 받은
존스인터내셔날대학이다.

다른 대학들은 기존 수업 외에 인터넷 수업을 따로 제공하고 있는데 반해
이 대학은 인터넷상에만 있는 대학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분산학습을 시도하고 있는 많은 대학들은 좀 더 나은
수업내용을 위해 자료수집과 교과과정 기술면에서 협력하고 있다.

<> 인터넷 교육 활성화 배경 =인터넷 교육은 미래의 중요한 교육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PC 보급의 확산이다.

일반 회사의 경우 PC는 현재 1.6명당 1대씩 보급돼 있다.

오는 2002년엔 미국 전체 가정의 60%가 PC를 보유할 전망이다.

대학내 1인당 사용가능한 PC도 전체학생수의 90%를 넘는 수준이 될 것이다.

또 전체 대학생의 55%가 개인 소유의 노트북 컴퓨터를 가질 것으로 예상
된다.

인터넷 사용인구 증가도 인터넷 교육이 활성화되는데 한몫을 한다.

인터넷은 불과 7년만에 미국 전체 가정중 25%에 보급되는 기록을 달성했다.

전화와 전자렌지가 이런 수치에 도달하기까지는 각각 35년과 30년이 걸렸다.

인터넷 사용인구는 계속 폭발적으로 증가해 2002년에는 무려 3억2천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교육환경에서도 전자우편과 인터넷을 이용한 자료수집 등이 이미
필수불가결한 도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전자우편 이용률은 94년의 8%가 98년에는 44%로 대폭 증가했다.

또 미국 대학수업의 35%정도가 인터넷에서 얻은 자료를 강의 일정표
(syllabus)에 올려놓고 있다.

<> 인터넷 교육의 효과및 장점 =인터넷을 활용한 교육은 엄청난 사업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원격교육은 여러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

현재 25세 이상의 미국 성인중 79%가 학사학위가 없다.

이들은 대부분 직장과 가정생활을 같이 하고 있다.

이런 층에 인터넷 교육을 실시한다면 엄청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물론 해외에서 끌어들일 수 있는 학생수는 더 많다.

인터넷 학습은 양질의 교육에 대한 접근기회도 늘려준다.

일류 경영대학원 과정이나 UCLA의 시나리오작가 과정 MIT의 공학과정 등
최고 수준의 교육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확대될 수 있다.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

연 3만달러에 달하는 대학 수업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다.

시간도 절약된다.

미국 의회의 조사 결과 멀티미디어교육은 교실수업에 비해 시간이 30% 정도
절약된 것으로 조사됐다.

성과와 비용면에서도 30~40% 정도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교육은 이미 대학에 다니고 있는 재학생들에게도 매력적이다.

미국 대학생 대부분은 학업 이외에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2년제 공립교육기관에 다니는 학생들의 84%, 4년제 공립 또는 사립대학생의
76%가 아르바이트를 한다.

따라서 시.공간을 뛰어넘는 인터넷 수업은 이들에게 큰 원군이 된다.

<> 전망과 제언 =오는 2005년까지 미국내 모든 대학은 국립.사립을 막론
하고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외부의 기술과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분야의 기술 및 서비스 사업에 대한 투자는 가치가 있다.

이미 칼리버 학습네트워크 블랙보드(blackboard.com) 등이 대학의 분산
학습을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기존의 정보기술 회사들도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질 높은 서비스와 기술력이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간접적인 투자로는 사설 고등 교육기관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아폴로그룹 처럼 일반 학교로 출발했지만 인터넷학습의 장점을 발견하고
투자해 분산학습기관으로 성장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직장을 다니는 성인이나 해외주재자.외국인을 학생으로 끌어들인 경우다.

< 고성연 기자 amazing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