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명보험업계 4위인 제일생명이 독일 생명보험사인 알리안츠에 팔렸다.

알리안츠와 제일생명 대주주인 조양상선은 지난 12일 제일생명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함으로써 6개월 넘게 끌어온 협상이 일단락됐다.

제일생명은 한국 생명보험사중 처음으로 해외에 팔리게 됐다.

이태식 제일생명 사장은 16일 직원들에게 보낸 통신문을 통해 "알리안츠
와의 매각협상이 마무리됐다"며 "조양그룹에서 알리안츠그룹의 일원으로
새로 편입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 알리안츠는 최종적인 매각대금을 산정하기 위해 제일생명에 대한
막바지 재산실사를 벌이고 있다.

매각대금은 5천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양그룹이 그동안 제일생명으로부터 빌려쓴 대출금이 적지 않아
조양측이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알리안츠는 오는 7월 중순께까지 조양그룹에 매각대금을 지급한 뒤 본사
에서 직원을 파견해 빠르면 8월부터 본격적인 인수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본격적인 영업에 앞서 회사이름을 바꾸고 효율이 떨어지는 영업소 폐지
등의 조직개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는 삼성 교보 대한 등 한국내 대형 생명보험사들과의 한판 경쟁이
불가피하다.

제일생명은 98회계년도(98년4월~99년5월) 기준으로 총자산 3조8천억원,
보유계약과 수입보험료는 각각 27조6천억원과 1조7천억원으로 삼성 교보
대한생명에 이어 업계 4위다.

독일 알리안츠는 지난 97년 프랑스 보험사 AGF를 인수 합병하면서 유럽지역
최대 보험사로 발돋움한 보험그룹이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