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비정의 잇따른 우리 영해 침범으로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5도
지역 주민들은 자칫 국지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어민들도 조업을 중단한 채 불안한 마음으로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되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해군의 조업금지 조치 해제로 11일 오전 7시쯤 3백여척의 어선은 꽃게
까나리 어장을 찾았다.

그렇지만 우리측 구축함과 초계함 등이 북한 경비정과 대치하는 상황을
지켜보고는 서둘러 그물을 걷고 어항으로 복귀했다.

연평도에 사는 김태호(56.민박업)씨는 "앞바다가 어선과 해군 함정, 북한
경비정으로 뒤엉켜 있다"며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꽃게잡이를 나간 배들에 빨리 돌아오라고 연락했으나 선원들이
그물에 걸린 꽃게를 조금이라도 더 건져내려고 해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연평도를 찾았던 낚시꾼 등 관광객 3백50여명도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대부분 빠져나가 식당과 민박집은 썰렁한 분위기다.

한편 서해 5도서를 관장하는 인천시 옹진군은 백령도와 연평도를 운항하는
정기 여객선에 연락을 통해 승객들의 안전여부를 확인하고 비상사태가 발생
했을 때의 주민대처 상황을 정한 충무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 인천=김희영 기자 songk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