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반도체 관련사업에 대한 대대적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매각함으로써 반도체와 관련사업간의 연계성과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없게 됐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미국 롬앤하스사와 합작키로 했던 포토레지스트(반도체 감광제)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이를위해 지난해 5월 롬앤하스사와 공동 설립한 합작 법인인
LG쉬플리의 지분(49%)을 파트너에게 50억원을 받고 최근 넘겨주었다.

합작회사는 당초 내년초부터 포트레지스트를 생산, LG반도체 등에 공급할
계획이었다.

롬앤하스사는 단독으로 한국에서 이 사업을 계속하게 된다.

LG전자는 LG반도체 매각에 따라 디지털TV세트와 핵심칩셋을 각각 사업화
하기로 했던 당초 이원화 사업전략을 바꿔 칩셋에 대해서는 비즈니스를 하지
않기로 했다.

구자홍 LG전자 부회장은 이와관련 "칩셋을 (LG전자) 디지털 TV세트의
경쟁력확보를 위한 핵심 요소로만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칩셋을 대량 생산해 해외 디지털TV세트 메이커들에 공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97년 칩셋개발에 성공하고 LG반도체와 공동으로 칩셋을 생산,
지난해 일본 미국 등에서 칩셋프로모션을 하고 일부를 일본 샤프사 등에
공급하기도 했다.

구 부회장은 앞으론 칩셋의 성능을 향상하는 디자인개발에만 투자, 현재
4개칩으로 이뤄진 것을 2개로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칩셋생산은 현대전자를 비롯 국내외 반도체업체들과 제휴해 아웃소싱키로
했다.

LG전자는 이와함께 LG반도체로부터 상당량을 구입해오던 VTR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등 전자제품의 두뇌격인 MPU(마이콤)의 구매를 일본 히타치사로
전환키로 했다.

LG전자는 과거 히타치로부터 소량 구매를 했으나 이번에 물량을 크게
늘린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반도체 웨이퍼가공회사인 LG실트론에 대해선 구매처가 다변화돼
있고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반도체 매각과 무관하게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