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무역실무로 고생하셨죠. 이젠 걱정 붙들어 매세요"

중소기업이 수출길을 뚫는데 골치 아픈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무역상담을 하다보면 수십건의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엉뚱한 질문에 답하느라 며칠밤을 꼬박 새기도 한다.

심지어 똑같은 내용을 몇번씩 물어오는 경우도 많다.

특히 신규 바이어와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려면 6개월가량 진땀을 빼야 한다.

주고받는 문서도 보통 70여건에 달한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수출 고민을 덜어주는 "인터넷 무역상담지원시스템"
(ITSS: Internet Trade Supporting System)이 나왔다.

무역전문 사이트인 카오스트레이드(www.chaostrade.com)에 탑재된 ITSS는
신규 바이어 개척으로부터 상담 주문 계약 등에 이르는 무역거래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핵심은 수출업체와 바이어가 무역상담을 벌이면서 주고받는 갖가지 정보를
총망라한 지능형 데이터베이스(DB).

바이어의 질의사항을 50~60개의 항목으로 정형화, 답변내용을 편지 형태로
정리해 놓았다.

ITSS는 종합상사에서 잔뼈가 굵은 무역전문가의 작품이다.

비티아이 인터넷사업본부의 김웅범(38) 이사가 주인공.

김 이사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386세대로 삼성물산 정보산업전략
기획팀에서 6년여간 근무했다.

이때 신규사업 기획과 컨설팅을 맡아 해외 정보와 무역 실무에 눈을 떴다.

PC통신 하이텔의 전신인 케텔의 초창기 회원으로 가입, 일찌감치 정보통신
분야에도 경험을 쌓았다.

"수출업체 홈페이지와 무역사이트는 제품이나 거래당사자를 소개하는 수준
에 그치고 있습니다. 수출업체가 알리고 싶은 내용만 있을 뿐 바이어가 알고
싶어하는 정보는 거의 없지요. 결국 바이어는 수출업체 담당자와 지루한
상담을 벌여야 합니다"

수출상담 전산화를 꿈꿔온 김 이사에게 지난 1월 기회가 찾아왔다.

비티아이의 기획.해외영업부장으로 스카우트된 것.

그는 곧바로 인터넷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ITSS개발에 착수했다.

무역회사와 제조업체 1백여곳을 대상으로 2개월가량 인터넷 무역의 장단점
을 조사했다.

수출기업과 바이어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수출품목과 바이어는 천차만별이지만 질의사항과 응답형식은 80%이상
일치하더군요. ITSS는 수출업체의 정보를 상품화하는 자동화라인인 셈입니다.
원자재(정보)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분류하고 가공한후 시장(인터넷)에 내다
놓지요. 구매자(바이어)는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쇼핑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상담기간과 인력이 줄어들게 됩니다"

중소기업이 ITSS를 이용하는 방법은 세가지.

우선 카오스트레이드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문서양식을 다운로드받아 빈칸에
채워 넣을 데이터를 전자메일로 보내주면 된다.

그러면 카오스트레이드에 그 업체의 무역상담사이트가 자동으로 개설된다.

또 중소기업의 자체 홈페이지에 ITSS를 깔고 데이터를 입력해도 된다.

세번째는 ITSS와 연동되는 인터넷 쇼핑몰에 입점하면 된다.

이를 위해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이몰코리아와 업무제휴를 맺어 놓은 상태다.

ITSS는 무료로 제공되며 수출계약이 성사될 때 일정한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비티아이 인터넷사업본부는 10일 "카오스트레이드"로 법인전환한후 ITSS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상용서비스는 7월부터 시작한다.

오는 11월엔 지능형 에이전트를 ITSS에 내장, 수출상담은 물론 마케팅과
업무처리도 지원하게 된다.

"지능형 에이전트는 ITSS에 개설된 중소기업 무역사이트를 인터넷의 주요
무역디렉토리와 검색엔진에 자동 등록해 줍니다. 정보검색과 웹프로모션도
대행하지요. 수출업체나 바이어의 정보가 바뀌면 상대방에게 전자메일을
보내 줍니다. 특정한 업체나 바이어에 필요한 맞춤정보도 서비스합니다"

(02)3471-5235

< 정한영 기자 ch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9일자 ).